[굿클리닉]당뇨.고혈압 앓고 있는 고도비만 환자...'비만대사수술'로 동시 치료

강동경희대병원 비만대사수술클리닉 최성일교수팀
복강경·로봇 이용해 합병증 없는 대사비만수술 시행
비만은 의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
고도비만의 획기적 치료법은 ‘대사비만수술’
  • 등록 2021-08-10 오전 6:30:14

    수정 2021-08-10 오전 6:30:14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비만은 그 자체가 만성질환이면서 수많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고지질증, 심장질환, 수면무호흡증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들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을 20%가량 높일 수 있는 심각한 질병이 바로 비만이다. 고도비만이나 대사질환은 동반하고 있는 비만의 경우 단순한 다이어트가 아닌 의학적 치료로 접근이 필요하다. 단시간 동안 빠르게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생각하고 막상 그러한 결과를 얻게 되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기적 체중감소 유도…삶의 질 개선

고도비만환자나 대사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비만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는 바로 ‘비만대사수술’이다. 이 수술은 장기적이고 충분한 체중 감소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비만과 관련한 동반 질환을 치료 또는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군이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 비해 지속적이며 월등히 많은 체중감량 효과가 있었다”면서 “고혈압·당뇨·고지질혈증 등 비만관련 질환의 치유와 삶의 질 개선에서도 유의하게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강동경희대병원 비만대사클리닉에서 수술한 환자의 대부분이 체중감소는 물론 대사질환 개선에 큰 효과를 보였다. 몸무게 110㎏에 달하던 40대 남성환자는 고도비만과 함께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등 다양한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환자는 루와이위우회술을 받고 체중 1kg을 감량하는 동시에 인슐린 분비 자극을 돕는 인크레틴이 활성화 되면서 장기간 복용하던 당뇨병약을 중단했고, 살이 빠지면서 혈압도 좋아지고 간수치도 정상으로 회복했다.

고도비만환자나 대사질환 함께 있는 경우 수술 고려

고도비만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는 사람은 아시아태평양 권고안에 따라 ▲BMI 35kg/㎡와 ▲30kg/㎡이면서 동반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수술이 가능하다. 비만대사수술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합병증이 거의 없고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이 끝나 환자들의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위소매 절제술’은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 최근에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법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많이 시행되는 수술은 대사질환 개선에 특히 효과가 좋은 ‘루와이 우회술’이다.

△위소매 절제술 = 위의 상부(위저부)와 대만부(긴쪽)를 절제해 80-100㏄ 정도의 위 소만부(유문부 보존)를 남기게 된다. 위외회술이나 담췌십이지장 전환술에 비해 비교적 수술이 간단하고 수술 합병증, 대사성 합병증이 적다. 효과가 미흡할 경우 다른 수술로 변환이 쉽고, 위밴드술에 비해 체중 감소 효과가 좋으며, 이물질 삽입을 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또한 소화기관의 해부학적 변형이 없어 우리나라처럼 위암의 발생률 이 높은 지역에서 중요한 잔여 위나 십이지장에 대한 내시경 검사를 어렵게 하는 문제가 없다.

△루와이 위우회술 = 장기적 체중감량과 동반질환, 특히 대사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오랜 세월 유효성이 증명된 수술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표준수술로 인정되는 수술이다. 위의 상부를 절단해 15-20㏄ 정도 용량의 작은 주머니가 만들어지고 비교적 짧은 소장 우회가 Y자 모양으로 이루어져 나머지 하부 위, 십이지장, 근위공장이 우회되게 된다. 장내 호르몬 분비의 변화를 초래하여 제2 당뇨병 등 대사 증후군의 치료에 단순한 제한적 수술보다 더욱 유용하다. 체중 감량의 효과는 수 술 후 6개월까지 급속하고 18~24개월까지 꾸준히 감량된다.

대한비만대사외과 학회 인증…안전성 입증

수술 후 식사에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다. 비만대사수술 후 식사는 대부분 저열량, 고단백, 저탄수화물, 저지방 식이로 구성돼 있다. 수술 후 초기에는 위 및 문합부 보호를 위해 유동식 및 연식 등과 같이 특수한 형태로 제공된다. 초반에는 액체형태의 완전 유동식으로 시작해, 연한 연식으로 진행된다. 연한 연식을 먹기 시작하더라도 음식을 삼키기 전에 잘 씹어야 하며 조리하지 않은 야채, 육류 및 거친 질감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모든 음식에 잘 견딜 수 있으면 일반적인 질감의 음식을 섭취할 수 있지만 저지방, 저열량, 저탄수화물, 고단백 구성은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술식에 따라 위 출구부를 통과하기 힘들다면 섬유질 음식이나 끈적끈적한 음식은 피해야 한다.

한편 강동경희대병원은 고도비만환자나 당뇨, 혈압 등의 대사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만대사수술 클리닉을 통해 수술을 포함한 내·외과적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비만대사수술 클리닉은 지난 8월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에서 주관하는 비만대사수술 인증을 획득하면서 의료질과 안정성을 입증했다. 위장관외과, 내분비대사내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영양팀이 긴밀한 협진을 통해 고도비만과 대사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한다. 다학제 협진을 통해 수술 전에 비만대사에 대해 정확히 평가하고, 복강경 및 로봇수술을 통해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 후에도 안전한 회복과 지속적인 체중 관리는 물론 관련 대사질환의 치료를 돕는다.

최성일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오른쪽 첫번째)가 고도비만과 대사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비만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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