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여름 금융그룹 수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ESG와 팬데믹 그리고 MZ세대다.
먼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ESG 리더 금융사답게 빌 게이츠의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란 책을 챙길 예정이다. 이 책은 빌 게이츠가 10년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끝에 기후 재앙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다루고 있다. 2050년 선진국부터 온실가스를 더 이상 배출하지 않는 제로 탄소(넷 제로, Net ZERO) 상태를 만들기 위해 정부ㆍ기업이 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뇌 과학자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포함해 경영ㆍ사회ㆍ 역사ㆍ경제 분야 석학들이 집필한 ‘초가속’을 선택했다. 이 책은 팬데믹과 감염병이 가져올 변화와 시대의 흐름에 대해 발제하고 함께 토의ㆍ공부한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를 꼽았다. ESG, 디지털 전환, 코로나 팬데믹 등 변화의 흐름 속에서 사마천 역사서 ‘사기’에 기술된 과거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현재를 마주하고 미래를 대비할 지혜를 얻겠다는 취지에서다.
은행장들의 독서 키워드는 ‘리더십’이다. ‘독서광’인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파타고니아의 창립자 이본 쉬나드가 쓴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과 댄 히스가 지은 ‘업스트림’ 두 책을 집었다. 업스트림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으로, 리더로서 진 행장의 깊은 고민을 보여준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필립 코틀러의 ‘마켓 5.0’을 추천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활용함에 있어 인간적인 모습을 담은 정교함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 행장은 “팬데믹 이후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이라며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가 화두인 요즘, 어떤 형태의 서비스가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도 유효상 교수의 ‘리더의오판’을 추천했다. 이 책은 리더들이 현장에서 부딪히는 이슈들을 행동경제학의 이론으로 풀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ESG 등 금융권의 새로운 환경이 펼쳐지면서 이에 따른 금융권 수장들의 고뇌가 깊을 것”이라며 “아직 금융권 수장들은 휴가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가더라도 하루 이틀 휴가 정도를 쓰면서 관련 책들을 읽으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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