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人]이창현 OQP 대표 “난소암 환자의 간절함에 치료제 사명감"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 임상3상 진행
무진행생존기간 41.8개월…대조군 대비 3배
GSK ‘제줄라’와 공동임상도 기대
  • 등록 2020-07-08 오전 5:30:00

    수정 2020-07-08 오전 5:30: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예상치 못하게 벌써 많은 환자들이 난소암 치료제 임상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처음에는 회사의 가치 증대를 위해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난소암 환자들의 간절함을 마주하다 보니 이제는 치료제 개발의 사명감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창현 OQP 대표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온코퀘스트파마슈티컬(옛 두올산업, 이하 OQP(078590)) 서울지점에서 만난 이창현 OQP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고 첫마디를 뗐다. OQP는 온코퀘스트 무형자산 양수를 통해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 사업을 진행하면서 난소암 환자의 간절함을 마주했고 난소암 치료제 개발이라는 무거운 사명감을 가지고 임상 3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QP는 현대자동차 협력사로 알려진 자동차용 내장재 생산회사 두올산업의 바뀐 사명이다. 지난 4월 캐나다 면역 항암치료제 개발업체 온코퀘스트의 보유 기술 등 주요 자산을 3억 달러(약 3751억원) 규모에 양수했다. 온코퀘스트는 난소암, 췌장암, 유방암 등에 적용되는 면역치료 항체 기반 제품개발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난소암 치료제 ‘오레고보맙’ 약효 3배

기존 바이오 회사 지분 인수와는 다르게 OQP는 온코퀘스트가 보유한 무형자산을 매입했고, 대신 OQP의 유상증자(약 2130억원)와 전환사채(CB)(약 1034억원) 발행에 온코퀘스트가 참여했다. 이 대표는 “단순 투자가 아닌 실제 자산을 양수해 사업을 실행하고자 하는 의도가 맞물렸다”며 “향후 자산의 개발, 임상, 상용화 등을 직접 진행하는 경영 체계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OQP는 현재 ‘난소암의 신규환자 대상 오레고보맙과 화학약물의 병용치료요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3상 시험 개시 승인을 받아 환자 모집 중에 있다. 이 대표는 “OQP가 가지고 있는 기술 중 가장 뛰어난 핵심은 암을 치료하기 위한 바이오마커의 확보와 그를 이용한 천연 면역시스템 활성화를 통한 최적화된 면역항암치료 요법 플랫폼 기술이다”며 “오레고보맙은 난소암 환자에게 높은 발현율을 보이는 바이오마커(CA-125)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기반으로 개발한 약이다”고 설명했다.

오레고보맙은 CA-125와 결합하면서 체내 면역반응을 일으켜 T세포(T-cell) 활성화를 통해 종양 세포를 사멸시키고 이 면역반응을 장기간 유지해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면역항암제다. 2018년 글로벌 학술지에 게재된 미 FDA 임상2상 결과, 신규 난소암 진단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표준화학치료제와 오레고보맙을 병용 투여 시 무진행생존기간은 41.8개월로 대조군(기존 화학치료요법, 12.2개월)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OQP는 오레고보맙과 관련해 임상시험 수탁기관(CRO) 인아이큐비아(IQVIA)와 임상3상 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부인암학회와 임상연구 서비스 계약 역시 올해 3월에 체결했다. 이 대표는 “임상 3상 시험은 전 세계 약 18개국, 140개 이상 병원에서 약 602명의 환자를 선정해 진행될 예정이다”며 “오는 8월 중 환자에게 첫 약물 주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내에서도 6개의 병원에서 임상 3상 진행을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GSK ‘제줄라’와 공동임상 기대

OQP는 난소암 재발환자 대상 유지요법 치료제인 GSK의 ‘제줄라’와의 공동임상도 기대된다. OQP가 개발하는 오레고보맙은 난소암 초기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다.

올해 상반기에 제줄라는 FDA로부터 난소암 1차 유지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제줄라 경우 PARP 억제제로서 약의 기전 상 주로 ‘BRCA 변이 및 HRD 양성’ 환자들에게 더 큰 효력이 발생하며 2-3년 전부터 개발돼 대부분 난소암 재발환자 대상 유지요법 치료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ASCO에서 온코퀘스트가 임상2상 중간발표를 진행했고 임상2 최종 결과가 충분히 예상됐기에 당시 제줄라의 개발업체인 테사로(Tesaro)와 온코퀘스트의 공동 임상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이후 제줄라가 2018년 말 GSK에 인수되면서 현재 올해 하반기 두 약물을 병용 투여하는 임상1/2상을 동시에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약의 기전이 다른 두 치료제를 병용한다면 기존 대비 더 좋은 효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제줄라의 지난 임상과 오레고보맙 임상 연구에 모두 참여한 조나단 베릭 박사도 현재 OQP의 이사로 합류하면서 임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나단 베릭 박사는 현재 미국 스탠포드 암 연구소 수석고문이자, 스탠포드 부인암센터장이다.

자동차에서 바이오제약으로

OQP는 자동차 사업에서 바이오제약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 바이오 기업으로 탈바꿈해 나갈 생각이다.

기존 자동차 사업 관련 매출은 두올산업과 자회사인 두올물산을 통해 연결기준 약 500억~600억의 연매출과 약 20억~30억 정도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현대자동차 1차 벤더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통해 한차례 영업손실을 보지 않은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자동차 부품 사업만으로는 회사의 가치를 증대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바이오 사업은 미 FDA 승인을 통해 2025년 이후가 돼야 매출이 발생한다”며 “하지만 현재 기대하는 임상3상의 결과가 좋게 나온다면 난소암 1차 치료제 시장(약 6조원 이상)에서 최소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재발환자 대상으로도 기존 타 약물과의 공동 임상을 통해 더 나은 무진행생존기간 결과를 가져오는 치료요법이 임상을 통과하게 된다면 난소암 전체 시장에서 표준 치료제로서 판매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바이오제약으로 사업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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