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타법인주식및지분취득(양수)을 신고(정정포함)한 상장사는 유가증권 5곳, 코스닥 11곳 등 총 16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유가 4곳, 코스닥 14곳 등 18개사)에 비해 11.1% 줄어든 수준이지만 코로나19로 경제가 꽁꽁 얼어붙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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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008770)는 지난 7일 미국 면세점 브랜드 3Sixty로 알려진 트래블 리테일 그룹 홀딩스 지분 44%를 141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이사회 결의 이후 고심하다 인수 타이밍을 지금으로 잡은 것이다. 호텔과 면세사업 모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표 피해업종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호텔신라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호텔과 면세시장 수요가 급격히 저하됐고, 영업실적이 크게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럼에도 호텔신라는 면세사업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주 면세사업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
LG(003550)는 LG CNS 지분 매각으로 마련된 1조원 가운데 900억원을 LG유플러스(032640) 지분 확대에 쓰기로 했다. LG는 LG유플러스 지분 853만여주(2%)를 장내에서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1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900억원 규모로 금액은 다소 변동될 수 있다. 취득 후 LG의 LG유플러스 보유지분율은 종전 36%에서 38%(1조6590만7583주)로 높아진다.
심텍홀딩스(036710)도 자회사 심텍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222억원의 자금을 투입한다. 경영지배력 안정화와 재무구조 개선, 신규 시설투자 확보 등을 위해서다.
코로나19로 기존 사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사업다각화나 시장 개척에 나서는 곳들도 적지 않다. 강구조물(데크플레이트) 제작, 설치업체인 윈하이텍(192390)은 스파앤리조트 개발을 영위하는 이스트베이 지분 17%를 81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건축 강건재전문기업에서 리조트 등 개발사업으로 사업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산업용 로봇제조업체인 맥스로텍(141070)은 150억원을 들여 네이버시스템 지분 51%를 인수, 시스템개발 사업에 뛰어든다.
SKC 솔믹스(057500)는 183억원을 투자해 홍콩에 현지법인(SPC)을 설립하고, 중국 반도체 세정시장에 진출한다. SKC 솔믹스는 “1500만달러(183억원)를 홍콩 법인 설립에 투자하고, 중국 현지에서 950만 달러(116억원)를 차입해 중국 반도체 세정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기능식품업체인 넥스트BT(065170)는 티씨엠생명과학 지분 22.25%를 159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바이오 등 신규사업에 진출하려는 목적이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천랩(311690)도 호주에 미생물치료제 개발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천종식 천랩 대표는 “호주 시드니에 현지법인을 설립,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에 5억원을 출자한다”며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등에 새로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105560)도 최근 2조원이 넘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확정지었다. 은행에 편중된 금융지주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SK이노베이션(096770)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프랑스 아르케마(Arkema) 폴리머 사업 인수 위한 자회사 출자일정을 5월 11일로 한달가량 미루고 출자규모(1602억원)도 18.4%(362억원) 가량 줄였다.
한국테크놀로지(053590)는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건설 지분 취득을 6월20일로 두달여 미뤘고, 대우조선해양건설 역시 우즈베키스탄 법인의 현물출자 일정도 6월로 연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같은 시기는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코로나19 여파가 어느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려워 공격적인 투자 확대가 부메랑이 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