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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난타’ 후속작으로 영상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넌버벌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프로젝트 스페이스’라는 가제 아래 2020년 공연을 목표로 PMC프로덕션 직원들과 작품을 구상 중이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송승환(61) PMC프로덕션 예술총감독이 ‘난타’에 이은 차기작 계획을 공개했다.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송 감독은 “평창동계올림픽 이전부터 ‘난타’ 후속작에 대한 고민으로 영상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생각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송 감독이 공개한 차기작 ‘프로젝트 스페이스’는 로봇 팔에 대형 모니터를 장착하는 ‘로봇 스크린’과 홀로그램처럼 영상을 무대에 투사하는 ‘홀로넷’ 기술을 활용하는 작품이다. 송 감독은 “무대 위에서 출연자가 영상과 상호작용하는 퍼포먼스가 될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 개폐막식에서 큰 활약을 한 한국의 뛰어난 영상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공연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문화예술이 지닌 아날로그적인 매력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기술과의 융합도 함께 시도하는 ‘투 트랙’ 전략이 중요하다”며 공연과 신기술의 접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연의 맛은 아날로그적이고 전통적인 부분에 있지만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임팩트를 주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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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에서 송 감독은 “아날로그적인 정서와 신기술이 잘 접목된다면 높은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무대에서 이용한 바닥의 리프트 무대를 언급하면서 “연극·뮤지컬에서는 많이 쓰지만 대형 이벤트에서는 쓰지 않는 기술이었다”며 “저차원 기술(low-tech)도 잘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개회식의 ‘와우 포인트’로 꼽혔던 드론으로 만든 오륜기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송 감독은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굴렁쇠 소년처럼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장면을 위해 모든 아이디어를 동원해 찾은 기술이었다”며 “세월이 흘러도 평창동계올림픽을 떠올리면 잊히지 않는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이용한 신기술 중에서는 영상과 드론, 리프트 등을 공연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송 감독은 “영상의 경우 공연과 접목이 쉽고 드론 또한 무대에서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단순히 합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 감독은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무사히 마친 뒤 강연 외의 공개적인 외부 활동은 중단한 채 휴식을 취해왔다. 그는 “평창 이후 건강이 조금 안 좋아져 올해는 쉬고 있다”며 “내년부터 몇 년간은 ‘난타’ 이후 큰 숙제와 같았던 ‘프로젝트 스페이스’ 준비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을 찾으며 평창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었다. 송 감독은 “지난 여름 개폐회식장을 찾았는데 성화대만 남아 있어서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며 웃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올림픽’이 주는 존재감이 컸기 때문”이라며 “올림픽과 같은 의미 있는 행사라면 힘들어도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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