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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수는 응시자의 스펙을 보지 않는 이른바 ‘블라인드 채용’이 공기업과 대기업의 트렌드이기 때문에 스펙 대신 직무 경험을 쌓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 1~3학년, 직무에 대한 치열한 고민 필요
양 교수는 취업을 위한 학년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대학교 1~2학년 때는 회계 과목을 수강해 재무제표를 읽는 능력을 터득하는 것. 자신의 전공과 상관 없이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필요하다는 게 양 교수의 생각이다.
아울러 자신이 일하고 싶은 직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종사하고자 하는 산업 정도는 생각해두는게 좋다.
꼭 대기업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에서 일했다는 이력이 아니라 해당 산업에 대한 이해다. 자신이 가고싶은 산업의 수많은 기업 가운데 계열사나 중견기업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 것이다.
양 교수는 생산직 경험도 강력 추천했다. 예를 들어 LG전자(066570)에 입사하고 싶다면, 스마트폰이나 가전 조립 공장에서 일해보는 것이다. 기업의 최일선 현장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전자산업을 이해할 수 있다.
4학년 이후, 본격적인 취업준비를 시작한 후에는 각 기업의 직무적성검사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등 필기전형을 대비하면 된다.
양 교수는 “1~3학년 때 산업과 직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하면 서류전형부터 떨어진다. 면접까지 가도 허황된 말을 늘어놓게 된다”며 “영어 점수, 공모전, 해외연수 등 직무와 관련 없는 스펙에 힘을 쏟을 시간에 현장 경험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회계는 ‘기업의 언어’..문과생은 꼭 터득해야
양 교수가 직무 경험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회계다. 경영학과 학생들 조차도 회계 과목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회사를 가든 어떤 직무를 맡든 회계 지식은 필수라는 것이다. 기업은 회계로 모든것을 기록하고 보고하기 때문이다.
양 교수는 “문과생들은 보통 경영지원 업무에 지원하는데, 일할 때는 대부분 숫자가 필요하다”며 “재무팀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다. 인사팀, 마케팅팀, 광고팀 등 대부분의 부서에서 전략을 세울 때는 회계 데이터를 가지고 계획한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로 갈 수록 특히 숫자가 중요하다”며 “회계를 비롯해 통계학적 지식이 있으면 더 좋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이공계 학생들이 취업에서 유리한 이유는 일찌감찌 기술, 즉 산업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엔지니어로 입사하더라도 영업, 기획 어디든 갈 수 있다. 문과생이 차별화할 수 있는 지점은 회계 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양 교수는 “대학은 더이상 진리 탐구의 기관으로만 남아서는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하면, 대학도 변해야한다”며 “진리와 학문 탐구를 하면서도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