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최근 큰 인기를 끄는 화장품 중 하나가 ‘바르는 보톡스화장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궁금했습니다. 보톡스는 맹독인 보툴리눔톡신을 상용화한 약입니다. 근육을 관장하는 신경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고 편두통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물질은 라면 스프 한 봉지 정도의 양으로 수십만명을 살상할 수 있을 만큼 독성이 강합니다. 그래서 화장품에 함부로 섞을 수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화장품이라니요.
가만히 자료를 찾아 봤더니 보툴리눔에서 유래한 펩타이드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툴리눔 유래 펩타이드는 식약처가 인정한 기능성화장품 원료가 아닙니다. 업체들은 자사 제품에 보톡스에서 유래한 펩타이드가 들었기 때문에 주름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광고 문구를 가만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제품에는 보툴리눔 유래 펩타이드가 들어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이들 제품에서 주름을 펴는 효과는 주름 개선 효과를 인정받은 다른 기능성 원료가 냅니다.
보툴리눔 톡신은 분자 구조가 커 피부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들어 간다고 해도 극미량만 들어가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없고 피부로 충분한 양을 넣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보톡스 독소를 넣어야 하는데 안전성에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바르는 보톡스 효과’는 올해 초 서울지방식약청에서 대표적인 과대광고 사례로 꼽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