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권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 사진=삼성전자 공식 트위터 계정(@SamsungIo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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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데이터(Data)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라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손영권(사진)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을 필두로 총체적인 활동을 전개한다. 제품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를 통해 대표적인 IT 기업으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데이터 전문가 채용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또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기술을 가진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투자도 단행했다.
◇데이터 전문가 채용 확대, 벤처투자도 활발
삼성전자는 우선 국내에서 소비자가전(CE)부문 내 생활가전사업부에서 △데이터 분석·프로세싱 △DB(데이터베이스) 설계·운영 △서버·인프라 개발 △플랫폼 개발·디자인 등 연구개발(R&D) 경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특히 데이터 관련 직무의 경우 데이터 분석·프로세싱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인 하둡(Hadoop)이나 RDBMS(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에 대한 역량을, DB 설계·운영은 데이터 표준화와 아키텍쳐 설계·구축, 대용량 OLTP(On Line Transaction Processing, 온라인 내부 데이터 처리) 등의 역량을 각각 요구한다. 갈수록 스마트 기능이 중요해지는 생활가전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 기반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 디페쉬 샤 삼성전자 방갈로르연구소장 전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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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R&D 센터 중 가장 큰 규모의 방갈로르연구소가 있는 인도에서도 현지 우수 인력 채용에 나선다. 디페쉬 샤 방갈로르연구소장은 최근 인도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3년간 2500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할 것”이라며 주요 채용 분야 중 하나로 빅데이터를 꼽았다. 다른 분야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대부분 빅데이터와 연관된 분야다. 샤 센터장은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한 바 있다. 그만큼 현지에서 관련 R&D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담겨있다.
삼성전자는 벤처투자에서도 역시 데이터 분야 유망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선정해 투자를 진행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운영하는 벤처투자펀드인 ‘삼성 넥스트(Samsung NEXT)’는 최근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이용해 빅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블레이징DB’라는 업체에 투자하고 기술 자문도 파견하기로 했다. 이 투자에는 삼성 넥스트 외에도 GPU 분야 선두업체인 미국 엔비디아도 공동으로 참여했는데, 그만큼 유망한 기술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GPU를 데이터 처리에 활용하는 기술은 IT 업계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다. CPU에 비해 전력을 적게 사용하면서도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처리량이 과거보다 폭증한 상황에서 서버 운영 비용을 절감하면서 안정적인 성능도 보장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블레이징DB의 기술이 의미가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앞서 역시 빅데이터 분석 관련 소프트웨어 역량을 보유한 에뮤테크놀로지(Emu Technology)에도 투자를 진행하는 등 관련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손영권 사장, 데이터 중심의 조직 혁신 총괄
이 같은 삼성전자의 데이터 중심 경영은 SSIC를 이끌고 있는 손영권 사장이 주도하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삼성전자는 이제 데이터 회사”라며 “반도체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데이터 저장장치 등을 통해 미래 혁신 물결을 만들겠다”고 말하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 ‘슬러시(Slush)2017’에서도 ‘데이터 경제 속 혁신 드라이빙(Driving Innovation in the Data Economy)’이라는 주제로 역시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런 손 사장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 부품사업)부문은 물론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부문을 포괄해 사업개발(Business Development)에 나서는 역할을 맡았다. 전사를 아울러 R&D를 총괄 지휘하며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자리다. 업계 관계자는 “손 사장이 삼성전자 전반의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체계와 전략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통해 신사업 추진이나 기존 사업 강화를 모두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데이터 전문가 채용 공고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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