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북페스티벌' 가보니…남녀노소 모두가 즐길거리로 가득

팝업북·액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활동
독립출판 부스에선 구하기 힘든 책 가득
  • 등록 2017-09-23 오전 6:47:24

    수정 2017-09-23 오전 7:19:40

22일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리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공영주차장 근처에서 유리벽에 방문객들이 그림을 그리는 체험활동에 참가하고 있다(사진=채상우 기자).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엄마, 나 저거 한번만~” 엄마를 조르는 아이의 목소리가 귀청을 울린다. 놀이공원의 모습이 아니다. 20~24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과 서교동 일대에서 펼쳐지는 ‘와우북페스티벌’의 풍경이다. 아이는 버리는 동화책을 오려서 만드는 ‘팝업놀이터 & 업사이클링 팝업북!’ 체험 부스 앞에서 그렇게 한참을 부모를 졸랐다.

22일 오후 방문한 ‘와우북페스티벌’은 젊은층뿐 아니라 아이와 부모 등 전 연령이 함께 즐길수 있는 ‘즐길거리’ 가득한 축제로 거듭나 있었다. 발길을 돌려 팝업북 만들기 체험 부스 근처에 설치된 유리벽으로 가니 20대로 보이는 청년들이 그림을 그리고 있었으며, 실리콘 소재로 액자를 만드는 ‘말랑말랑 액자만들기’ 부스에도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만의 추억을 쌓고 있었다.

22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과 서교동 일대에서 열리는 ‘와우북페스티벌’ 독립출판 부스에서 방문객들이 책을 구경하고 있다(사진=채상우 기자).


책을 주제로 하는 행사이니 만큼 책을 판매하는 부스가 꽤나 많았다. 눈에 띄는 것은 일반 독자들이 서점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1인 출판과 독립출판 부스였다. 출판사 판매부스의 3~4배 정도 면적으로 크게 들어온 독립출판 부스에는 다른 부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책을 구경하고 있었다.

책을 고르고 있던 김아연(22) 씨는 “독립출판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반 서점에서 볼 수 없던 자유로운 형식의 책이 신기해 구경하고 있었다”며 “가격도 싸고 소장가치도 있다고 생각해 두권 정도 구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독립출판 관계자는 “독립출판이 마땅히 홍보할 곳도 없는데 이런 기회를 맞아 많은 사람에게 독립출판에 대해 알릴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런 축제가 더욱 활성화돼 독자들이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제기간 동안 하루 평균 300권 이상의 독립출판 책이 팔려 나간다.

행사에 참가한 85개 출판사는 저마다 홍보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 마일스톤은 소원의 나무에 자신의 꿈을 적은 메모를 적어 걸어 놓으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자신이 적은 꿈을 인쇄한 책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한다. 출판사 나무생각은 부스에 방문하는 모든 고객에게 여러 그림이 그려진 예쁜 엽서를 무료로 나눠준다.

행사의 아주 작은 부분을 봤지만 그 열기는 뜨거웠으며 다양한 즐기거리로 채워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남은 기간에도 ‘와우북페스티벌’에서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23일 오후 1시에는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서 중세 최초의 요리서 ‘타유방 요리서’에 나오는 음식을 직접 만들고 역사와 당시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요리 토크쇼가 진행된다. 프랑스대사관 총주방장인 로랭 딜레가 직접 참여한다.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타유방 요리서’를 번역한 황종욱 번역가가 들려준다.

행사 마지막날인 24일 오후 1시 서교예술실험센터 1층에서는 시를 음악으로 재해석한 ‘시의 목소리, 시의 영혼’ 공연이 펼쳐진다. 음유시인이라는 말처럼 시인은 한때 무미건조하게 읽기 보다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었다. 이번 공연은 문학과 음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본래 예술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시를 즐기는 시간이다.

24일 오후 오후 2시에는 KT&G상상마당 6층에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와 예술가 홍승희, 시우 문화연구가가 한국사회에 만연한 ‘혐오’에 대해 논한다. 서로를 벌레로 치부하고 물어뜯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살펴본다. 우리 안의 혐오를 자각하고 성찰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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