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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강남구에 자리한 듀오정보 본사에서 만난 박수경(51) 대표는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경영 전략을 이같이 압축했다.
듀오는 지난 1995년 정성한(54) 현 고문이 설립한 결혼정보업체다. 2000년대부터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해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 대우인터내셔널(047050) 출신 김혜정 전 사장을 거쳐 현재 박 대표에 이르렀다.
박수경 대표, 아모레퍼시픽 최초·최연소 여성임원
박 대표는 아모레퍼시픽(090430) 최초 여성임원이자 최연소 임원이라는 특별한 타이틀을 지니고 있다. 대학교수가 꿈이었던 그는 서울대에서 소비자아동학 석사를 마친 뒤 스물다섯 나이에 대학강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강사의 길을 걷던 그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00년. 당시 산업계에서 소비자중심경영이 주목받으면서 각 기업에서는 소비자학 전공자를 찾았다. 그렇게 아모레퍼시픽에 들어간 박 대표는 트렌드 분석 업무를 맡았다.
박 대표는 “비록 말단 과장으로 입사했지만 최고경영진에 직보할 기회를 얻었다”며 “주변에 휘둘리거나 눈치 볼 일이 없어지니 자연스레 좋은 성과로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결혼정보업 둘러싼 부정적환경…소비자 신뢰가 답
결혼정보업계 맏형격인 듀오는 2016년 현재 위기와 기회의 갈림길에 서 있다.
가장 큰 악재는 경제 악화로 인한 청년들의 결혼 인식 변화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혼인 건수는 2011년 32만9100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30만2800건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결혼정보업체 수 역시 2012년 1180개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922개까지 감소했다.
호의적이지 않은 주변 환경 속에서 박 대표가 첫 번째로 선택한 전략은 결혼정보업에 대한 이미지 변신이다. 그는 “과거 결혼정보업체는 특별한 요건 없이 사업자등록증만 내면 누구나 설립할 수 있었다”며 “우후죽순 관련 업체가 생기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박 대표는 ‘알바설’과 ‘등급표’와 같은 몇몇 결혼정보업체를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들이 듀오가 저지른 일로 치부되며 이미지를 깎아 먹는 것은 단순히 두고 볼 일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영 상황 ‘선방’ 중…성장 통해 IPO 이룰 것”
하지만 지난해 매출 317억6000만원·영업이익 28억3000만원으로 다소 내려앉은 상태다. 박 대표는 “현재 결혼정보사업부문만 보면 두 자리 퍼센트대 성장 중”이라며 “영업이익 측면에서 큰 도움이 안 되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컨설팅인 웨드사업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결혼정보사업부와 웨드사업부의 매출액 비중은 7대 3이다. 박 대표는 단기적으로 이 비중을 8대 2로 조정할 계획이다.
더불어 박 대표는 앞으로 천편일률적인 웨딩 문화도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웨딩 산업도 과거와 달리 직판, 스몰웨딩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 중”이라며 “맞춤 웨딩(웨딩 디렉팅)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이에 맞춰 사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듀오는 미래 먹거리로 ‘라이프(생애 주기) 컨설팅’을 찍었다. 매출액으로만 보면 현재 미미하지만 박 대표는 “앞으로 부부관계클리닉, 가족행복컨설팅, 싱글컨설팅 등 다양한 형태의 상담과 교육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 강조했다.
듀오의 다음 목표는 IPO(기업공개)다. 실제로 듀오는 지난해부터 IPO 검토에 들어갔지만 경제 상황 악화로 작업은 2~3년가량 미뤄진 상태다. 박 대표는 “한국식 결혼정보업체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IPO를 통해 듀오의 노하우를 글로벌하게 펼쳐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