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토이가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그에 대한 해답을 성의학 전문의 백혜경 박사에게 들어보았다. 백 박사는 지난 10년간 성의학 전문의로 활동하며 언론에 300여 편이 넘는 섹스 칼럼 연재 및 400회가 넘는 방송 출연을 한 국내 최고의 성전문의다.
|
△자위는 남성과 여성의 생애 전반, 특히 사춘기 이후부터 성인기를 거쳐 노년기까지 나타나는 성적인 욕구를 스스로 잘 해소하기 위해서 이루어지는 자연스러운 행위다. 남성의 90% 이상, 여성의 경우 60% 이상에서 이러한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
자위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중세 이후 금욕적 종교영향을 받은 의학자들 사이에서 형성되었고 현대까지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1950년대 킨제이 박사의 보고서 이후 획기적으로 발전된 성의학 분야에서는 적절한 방식의 자위행위는 오히려 원활한 성 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자위행위를 경험한 여성들이 실제 이성과의 성관계에서 오르가즘을 더 잘 느낀다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현대의 성 치료자들은 성적인 흥분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나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 못할 때에 치료적으로 자위행위를 시키기도 한다.
-자위를 하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성기를 어떻게 만져야 할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자위법은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것이다. 클리토리스가 가장 민감한 성감대이긴 하다. 그렇다고 클리토리스만 자극하는 것보다는 성기 여러 부위를 다양하게 자극하며 다양한 감각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또 성기 자극 뿐 아니라 몸 전체 여기저기도 자극해보고 그 감각을 느껴보는 경험도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성인용품을 이용한 자위, 괜찮은 것인가? 질이 넓어진다든가, 음핵이 무뎌진다든가 하는 점이 염려되기도 한다.
△섹스토이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 여성을 위한 자위 기구로 잘 알려진 것이 바로 바이브레이터와 딜도다. 바이브레이터는 특히 클리토리스를 잘 자극하기 위해 만들어진 진동자극기이다. 딜도는 남성의 성기 형태로 만들어진 질내 삽입형 자위 기구다. 최근에는 이 딜도와 바이브레이터가 결합한 형태로 만들어진 딜도형 바이브레이터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질 내에 삽입하는 딜도형 자위 기구로 인해 질이 넓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삽입 성행위를 자주 할 때에도 같은 문제는 생길 수 있다. 질근육의 탄력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 등으로 예방 및 개선할 수 있다.
|
△이에 대해 우려를 하는 분들이 상당히 있는 것 같은데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하시는 모든 분이 무조건 중독이 되거나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지는 않는다. 물론 자위 중독적인 행동이 나타나거나 더 강한 감각을 찾는 예도 있지만 대부분 큰 문제가 없다.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경우는 자위중독 이외에도 다른 중독성향이 원래 있었거나 우울, 불안 등의 문제가 동반된 경우가 많다. 또 당사자의 성 기능에 원래 문제가 있거나 성 기능 저하가 온 경우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
-파트너가 있는 경우에도 자위를 하는 게 정상인 걸까?
△섹스파트너가 있는 경우에도 자위를 할 수 있다. 주말부부나 장거리 커플 등 사정상 파트너와 성관계를 자주 가지지 못하는 경우 등에서 자위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파트너와 성관계는 거의 하지 않고 자위만 한다거나 자위 횟수가 지나치게 많다면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파트너와의 성관계를 갈등이나 우울증, 성적인 트라우마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성욕저하나 성 기피증, 성관계 시 통증이 있는 성교통, 오르가즘 등 만족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오르가즘 장애 등이 있을 때 파트너와의 성관계를 기피하고 자위를 더 선호하게 되기도 한다. 특히 여성이 남성과의 관계에서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 못해서 자위를 더 선호하게 되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