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옥션 '명품경매' 시작한다

올 3월 최고급 주얼리 시작으로
상반기 에르메스 핸드백도 준비 중
크리스티·소더비도 명품경매 인기
"국내 명품시장 세계 8위…업계 판도변화 일 듯"
  • 등록 2016-01-22 오전 6:05:00

    수정 2016-01-22 오전 8:04:57

에르메스 ‘버킨백’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서울옥션(063170)이 국내선 처음으로 최고급 명품브랜드를 경매에 부친다. 매년 국내 명품시장이 커지는 추세를 반영해 희소성 있는 제품을 엄선해 경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서울옥션에 따르면 올해부터 서울옥션은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에르메스와 까르띠에, 불가리 등 최고급 명품브랜드의 핸드백과 주얼리 부문의 경매를 시작한다. 오는 3~4월 주얼리 경매를 시작으로 이르면 상반기 에르메스 핸드백 경매를 연다.

미술품 경매가 주축인 서울옥션은 그동안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지난해에는 고가구나 생활잡화에 대한 경매를 소량 진행했다. 색다른 시도로 진행했던 경매가 의외의 성과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새로운 사업분야로 명품경매를 고안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최대 경매사인 크리스티와 소더비 등도 명품경매를 인기리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옥션이 준비하고 있는 에르메스 경매는 크리스티에서 인기가 높은 경매 중 하나다. 에르메스백 중 가장 인기있는 버킨백은 수천만원을 호가하지만 원하는 색상을 구매하려면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해 ‘돈이 있어도 쉽게 살 수 없는 백’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크리스티의 에르메스 경매에는 원래 가격보다 웃돈을 주고라도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매사에서 명품경매는 자리를 잡은 지 꽤 됐다”며 “특정 브랜드 물량을 엄선해 공급하는 딜러를 따로 두고 있을 정도로 명품경매가 인기 분야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명품경매를 진행하며 서울옥션도 크리스티에 물량을 대는 딜러로부터 경매품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시작단계에서는 고객물품을 위탁받지 않고 업체에서 물량을 공급받을 계획”이라며 “향후 명품경매가 자리를 잡게 되면 개인 위탁 제품으로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옥션은 명품경매를 모두 온라인에서 진행한다. 유명 미술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도 하고 특히 낙찰자의 상당수가 젊은 층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미술품 경매와 같이 물품은 경매 전에 오프라인에서 사전공개한다.

유통업계는 한국의 명품시장을 1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8위에 해당한다. 명품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중고나 구매대행 등을 담당하는 2차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서울옥션이 명품경매를 시작하게 되면 관련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필웨이나 구구스 등 중고명품이나 구매대행으로 명품을 거래하는 업체뿐만 아니라 해당 브랜드와도 직접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고급 명품이 경매서 높은 가격으로 낙찰되면 브랜드 홍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구매자 입장에서는 경매사가 인정한 진품이라는 개런티까지 얻을 수 있어 명품경매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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