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구하기 어렵네" …CB·BW 찍는 기업 늘어난다

디이엔티 등 올 들어 9건 발행…사모CB·분리형BW 선호
"회사채 발행 쉽지 않은데다 낮은 이자 및 절차 간편해"
  • 등록 2016-01-14 오전 6:10:00

    수정 2016-01-14 오전 6:30:46



[이데일리 신상건 조진영 기자] 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업체인 디이엔티(079810)는 지난 6일 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은 산업은행과 IBK캐피탈이다. 전환가격은 3679원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2%다. 조달한 자금은 회사 시설 확충(50억원)과 운영(20억원)에 사용될 예정이다. 디이엔티는 지난해 당기순익과 영업이익(3분기 누적 기준)이 흑자로 전환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금 조달에 불안감이 있었지만 성공적인 CB 발행으로 한숨을 돌렸다.

연초부터 국내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국내 경기 둔화로 일반적인 자금 조달 수단인 회사채 발행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자금줄이 마른 기업들이 사용하는데 다른 조달 방법과 비교해 발행 절차가 간편하고 조달 시간이 짧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연초 기업들 CB·BW 발행 잇달아

1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디이엔티와 제이앤유글로벌(086200) 등 총 9개의 코스닥 상장사들이 CB와 BW를 발행했다. 발행사 대부분은 특수목적용 기계나 통신 및 방송장비 등 제조업이 바탕인 회사들이다. 제조업의 특성상 설비 투자 등 자금 수요가 꾸준한데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들이 많다.

CB는 채권과 주식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채권으로, 특히 기업들은 공모보다 절차가 간단하고 발행이 확실한 사모CB를 선호하고 있다. 사모CB는 증권관리위원회에 신고서를 낼 필요도 없는데다 인수 주선기관도 필요없는 등 발행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보통 사채보다 낮은 이자로 이른 시간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행 회사 중 3개 회사가 지난해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만큼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점도 한 이유로 꼽힌다.

제이앤유글로벌 관계자는 “발행 절차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CB를 택했다”며 “CB 발행은 공시하기도 편하다”고 설명했다. CB 투자자 입장에서도 주가가 전환 가격을 웃돌면 주식으로 바꿔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고 주가를 밑돌더라도 확정된 만기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은행이 국내 바이오업체 팜스웰바이오 CB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 투자 당시 전환가격이 1879원이었지만 주가가 세 배를 넘는 5200원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회사채시장 위축에 인기 이어질듯”

BW의 경우 분리형이 선호되고 있다. 분리형 BW는 2013년 발행이 금지됐지만 지난해 7월 공모형에 한해 다시 허용됐다. BW는 안정적으로 채권 이자를 확보하다가 주가가 오르면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해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워런트만 따로 분리해 팔 수도 있다.

다만 CB는 채권 자체가 주식으로 전환돼 투자자 입장에서 별도의 주식대금을 낼 필요가 없지만 BW는 증자 때 신주를 일정 가격에 인수할 권리(워런트)만 있어서 인수대금을 내야 한다. 자동차부품업체인 엠에스오토텍(123040)과 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업체인 아이원스(114810)는 각각 4%의 금리로 150억원씩을 조달한다. 이들은 오는 18~19일 투자자들의 공모공약을 받을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잇따른 CB와 BW 발행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경기가 나빠지면서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내림세를 걷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CB와 BW는 시장 위축 때 은행 대출과 회사채 발행보다 투자자 유치가 쉬운 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의 CB 발행건수는 268건으로 전년(159건)과 비교해 68%(109건) 늘었다. 발행금액도 9464억원에서 1조 8555억원으로 증가했다. BW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도 1600억원으로 전년(1283억원)보다 늘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