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 초당적 차원에서 디플레 우려 해소해야

  • 등록 2015-03-04 오전 6:00:01

    수정 2015-03-04 오전 6:00:01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 우리 경제 앞에 놓인 난제를 꼽으라면 성장잠재력 저하, 소득불균형, 가계부채, 청년실업 등을 들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경제연구소들이 내놓은 결과를 보면 90년대 초반 7%대였던 잠재성장률이 외환위기 당시 4%대 후반으로 꺾인 후 금융위기를 거쳐 최근에는 3%대 중반으로 떨어졌다. 또한 국민처분가능소득 중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75.4%에서 2013년 65.9%로 하락했지만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7%에서 10.8%로 급증해 가계와 기업 간 소득불균형이 커지고 있다. 한편 2002년 465조원이었던 가계부채는 2014년 1088조원으로 2배 이상 늘었으며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달 청년실업률은 9.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들은 ‘끝판 왕’이라 할 수 있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0%에 머물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4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난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8%로 담배값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0.2%에 그쳤다. 유가하락을 감안해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로 보더라도 2012년 1.6%, 2013년 1.5%, 2014년 1.7%로 1%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디플레이션에 빠져들 가능성을 인정하고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중인 유로지역 수치와 유사하다. 이외에도 최근 3년간 산출량 갭이 마이너스 값을 나타내고 있으며 명목금리 하락에도 실질금리가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는 등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를 알리는 지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디플레이션은 한 번 빠지면 좀처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디플레이션 발생 징후가 보이는 지금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에서 증세와 복지논쟁에 빠져 정책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증세와 복지는 당장 급하게 시행할 정책을 만들기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단계적으로 설계해야 한다. 당장 시행할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은 성장 모멘텀을 회복하고 디플레이션을 예방하는 일이다.

디플레이션에 빠져 장기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은 자산 거품을 붕괴시킨 금리정책, 경기둔화를 확대한 소비세 인상, 구조개혁 부재 등 시의적절하지 못한 정부정책이 경제위기를 야기했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정부는 확장적 거시정책 기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핵심 4대 분야 구조개혁을 차질없이 추진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수립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현재 계류중인 경제 살리기 법안들을 우선 처리하고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로 디플레이션 예방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 앞에 정부와 국회, 여야가 따로 없다. 지금은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온 국민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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