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사례1)지난해 봄. 코스피 지수가 연일 상승하며 2007년 고점을 뚫을 기새로 랠리를 펼치고 있었다. 가족들이 모여 서로 그날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어머니는 오래간만에 명동에 갔다 증권사에 들렀는데,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식거래를 하러 와 복잡했다고 얘기했다.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주식 투자를 하러 왔더라면서 요즘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긴 좋은 것 같다는 얘기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스피 지수는 전고점을 뚫었고, 이후 2231.47 사상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했다.
사례2)푹푹 찌던 지난해 8월 첫째주. 유럽 금융위기 우려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2200포인트였던 주가가 일주일 만에 200포인트를 내줬다. 바쁜 한주를 보내면서 몸도 마음도 지쳐있기에 기분 전환을 위해 홍대앞거리를 찾았다.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대학생들이 주식 얘기를 했다. KB금융을 금요일에 샀는데 다음주 월요일에 또 사야겠다고 했다. 이정도면 빠질 만큼 다 빠졌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 월요일 지수는 장중 7% 넘게 폭락하면서 급락세를 이어갔다.
사례3)지난해 9월23일 금요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한데다 무디스가 그리스 은행 8곳에 대한 신용등급을 두 단계씩 강등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또 급락세를 탔다. 주위에서 “앞으로 절대 주식 안하겠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그 다음주 월요일 코스피 지수는 1644.11선을 찍은 이후 반등에 나섰다.
주식시장에는 여러 가지 지표가 있다. 그 중 휴먼지표(개인투자자 지표)라는 것이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객관적인 지표는 아니지만 주식시장의 심리지표라고 불린다. 개인들이 모두 주식에 관심을 가질 때가 지수 정점이었고, 개인들이 모두 주식을 팔 때 즉, 투매가 나올 때가 지수의 바닥이었다는 경험을 토대로 한 지표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주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지 못하고 일주일만에 다시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왔다. 코스닥 지수는 3월 이후 내리 하락하며 480선 부근까지 떨어졌다.
최근 시장의 하락과 상승의 이유는 매일 똑같은 말의 반복이다. 미국·중국경기, 유럽우려감이 긍정적인 변수로 지수를 위쪽으로 이끌었다가 박스권 상단에 도달하면 부정적으로 해석되며 지수 조정의 빌미가 된다.
간밤 미국 증시는 이틀째 상승 마감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힌 것이 연준의 추가 경기 부양책 시행 기대감으로 이어지며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더불어 이날 발표될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는 변수다. 하지만 이날 아침 북한은 장거리 로켓 `광명성3호`를 발사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악재다.
객관적인 지표들로 시장을 판단하기 어렵다면 휴먼지표를 살펴보자. 내 주위 사람들이 지금 현재 주식시장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주식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이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참가한 투자자 중 어떤 투자자들이 더 많이 지쳐있는지를 파악해 보면 투자의 팁이 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