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면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외동딸 첼시의 결혼식이 새삼 눈총을 받고 있다.
첼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투자금융가 마크 메즈빈스키와 삼엄한 경비 속에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장 주변은 철통 같은 보안 속에 일체의 외부인 접근이 차단됐다. 상공에는 고도 610m 이하 비행이 금지됐을 정도였다.
아무것도 공개된 것이 없지만 단 하나 첼시의 웨딩드레스만은 예외였다. 결혼식 이후 언론에 배포된 4~5장의 사진에서 웨딩드레스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줬다.
드레스 가격은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베라왕의 다른 드레스와 비교할 때 대략 2만달러(한화 2300만원 상당)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첼시의 드레스는 이번 결혼식이 얼마나 초호화판으로 진행됐는지를 상징적으로 알 수 있게 한다. 신랑 마크도 버버리 턱시도를 뽐냈고, 힐러리 클린턴은 오스카 드 라 렌타가 디자인한 자주색 드레스로 치장했다.
전 대통령 딸의 결혼식이라고는 하나 결혼식 규모나 경비 수준은 현직 대통령의 딸 결혼식 못잖았다. 물론 대통령의 딸이라고 모두 호화 결혼식을 올린 건 아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둘째 딸 제나는 지난 2008년 텍사스 농장에서 10만달러 규모의 나름대로 소박(?)한 결혼식을 치렀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딸 에이미는 결혼 선물을 사양하며 결혼식을 올렸고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딸 수전은 1979년 캘리포니아의 한 교회에서 결혼했다.
미국 경제는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소비의 이중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인이 경제지표 하나하나에 울고 웃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전 대통령 딸의 요란한 결혼식에 대한 시선은 고울 리가 없다. 결혼 비용을 둘러싸고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