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지수가 2.72% 떨어진 반면 나스닥지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1.55%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오전장만 해도 꿋꿋하게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오후들어 다우 지수의 낙폭이 확대되자, 약세분위기에 휩쓸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가 덜 떨어진 배경에는 반도체주의 상대적인 강세도 한 몫했다. 더욱이 반도체칩 메이커들이 마치 작정을 한 듯 부진한 실적전망을 쏟아냈지만, 이들에겐 오히려 매수세가 몰렸다. 이 영향으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약세장속에서 4%대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하루전 장마감 이후 반도체 칩메이커인 텍사스인스트루먼츠(Texas Instruments), 브로드컴(Broadcom), 알테라(Altera), 내쇼널세미컨덕터(National Semiconductor) 등이 일제히 부진한 실적전망을 발표했다. 그러나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브로드컴,알테라, 내쇼널세미컨덕터 등의 주가는 되레 각각 4.93%, 6.99%, 5.63%, 13.22%씩 급등했다.
브라이언 피치오니 BMO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통상 기술주들이 하락하면 이들의 주식을 사모으려는 욕구들이 있었지만, (부진한 실적전망에도 칩메이커들이 랠리를 보인 이유는) 정말로 모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기술주들이 이유없이 오른 것 같지는 않다. 지난 주말 고용지표가 34년래 최악임을 확인하고도, 뉴욕증시가 급등했던 것과 엇비슷한 배경을 갖고 있는 듯 싶다. 고용지표처럼 반도체업황 부진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터라 투자자들이 새로운 뉴스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롭 엔델 엔델그룹 애널리스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주말 오바마 당선자가 이른바 `신뉴딜 정책`을 설명하면서 각급 학교에 첨단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약속했는데, 이 점이 호재로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다.
물론, 반도체주의 랠리 지속 여부는 불투명하다. 보다 구체적인 `턴 어라운드` 시그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기술주 랠리에 갸우뚱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