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는 내집 마련 준비하세요. 값싼 급매물이 쏟아질 겁니다."(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물가는 뛰고, 금리는 치솟고, 주식시장은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 같은 낯선 상황에서 어떻게 재테크를 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다. 실제로 은행과 증권사 상담 창구에는 고물가 시대의 자산 투자법에 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고(高)물가·고(高)금리·증시침체기의 신(新)투자지도는 어떻게 그려야 할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재테크 환경이 나쁠 때는 부동산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현금 비중을 높여 원금을 지키고 손실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현금을 확보하라
물가가 계속 뛰는 인플레이션 시대에는 실물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실제로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 병풍·절구통 같은 골동품값은 10배 이상 치솟았다. 그림과 피아노, 도서전집 사재기 현상도 극심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 시점은 1970년대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봉주 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과거와 달리, 물가 급등 속에 경기침체가 예상되기 때문에 부동산이나 그림, 골동품 등의 가격 상승이 예전만큼 크진 않을 것"이라며 "욕심 내지 말고 예금 등 현금성 자산에 투자해 적절한 수익을 내면서 재테크 '보릿고개'를 넘어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눈높이를 낮춰라
전문가들은 자산 가격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떼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원금을 지키면서 손해는 보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투자를 권한다. 전 세계가 지난 수년간에 걸쳐 저물가·고성장이란 풍요로움을 누려왔기 때문에 거품 붕괴 과정도 상당히 오래갈 수 있다는 예상 때문이다.
김종석 우리투자증권 부장은 "일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관망하다 미국 신용위기 해소와 국제 유가의 방향성 등을 확인한 뒤 눈높이를 낮춰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반해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있다. 고규현 삼성증권 팀장은 "주식은 향후 1~2년 정도 지지부진할 수 있지만 주요 주식투자층인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는 시기인 2015년까지는 대세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집 마련 기회 노려라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증권사·종금사 등에서 판매하는 금융상품으로 국공채 등의 채권에 투자한 뒤에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준다. 은행의 정기예금과 달리 수시로 입출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수익률은 정기예금보다 약간 낮은 연 5~5.45% 수준.
MMT(특정금전신탁), MMF(머니마켓펀드)
MMT는 은행에서 팔며, 금융회사의 발행어음이나 초단기자금(콜자금) 대출 등에 투자한다. 당일 입출금이 가능하며, 수익률은 연 5% 수준.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MMF는 투자 대상과 수익률에선 MMT와 비슷하나 당일 입출금은 안 되며 익일 입출금이 가능하다.
ELS(주가연계증권), ELF(주가연계펀드)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해 수익률을 결정하는 파생 금융상품. ELF는 이 같은 ELS 상품들에 투자해서 운용하는 펀드를 말하며, 은행·증권사 등에서 판매한다. 이들 상품은 전체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지만, 상승장에선 주가가 오른 폭만큼 수익을 올리기 힘든 단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