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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구기자] '19금 채찍 댄스 최초 공개' '방송불가, 파격적인 노출'
요즘 말썽많은 '야동'이나 야한 영상을 주로 올리는 성인 사이트의 선전 문구가 아니다.
인터넷만 이용할 수 있으면 연령 제한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는 한 음악관련 사이트에서 이효리의 팬미팅 현장 공개를 선전하며 쓴 문구이다.
이효리는 13일 오후 서울 건국대에서 팬미팅을 가졌는데, 16일 음악사이트 엠넷닷컴이 현장을 공개했다.
문제는 엠넷닷컴이 '독점공개'라는 문구를 붙여 공개한 이효리 팬미팅 현장이 마치 성인 사이트에서나 나옴직한 야릇한 분위기의 영상으로 둔갑한 것.
그런데 스타와 팬만 만나는 지극히 사적인 모임이고, 혹여 취재진으로 인해 팬들이 받을 피해까지 자상하게(?) 고려했다는 행사가 정작 사이트에 공개되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엠넷닷컴은 이효리 팬미팅을 공개하면서 '19금 채찍댄스 최초공개!', '방송불가, 파격적인 노출의 이효리' 등 성인들도 스스럼없이 입에 담기 민망한 선전 문구를 거침없이 붙였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와 모처럼 함께 하려고 찾아온 팬들은 졸지에 ‘19금 채찍댄스’와 ‘파격적인 노출’을 구경하러 온 '문제 청소년'이 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엠넷미디어 관계자는 16일 "비공개로 했던 행사를 뒤늦게 온라인에 공개한 것은 행사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한 조치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아 공개하는 영상이라면 사실 그런 자극적인 문구는 더욱 불필요했다.
이를 두고 방송가에서는 엠넷닷컴이 최근 사이트를 새롭게 개편하면서 네티즌의 많은 주목을 끌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을 제기했다.
결국 모처럼 팬과 가까운 자리에서 편하게 만나고 싶어했던 이효리의 바람도,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오래 기억될 즐거운 추억 하나를 만들고 싶어했던 팬들의 소망도 한 음악 사이트의 무리한 욕심 때문에 순수함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