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edaily 권소현기자] 미국 LA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게임쇼 E3가 24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이번 E3에서 나타난 세계 게임산업의 흐름은 한마디로 `여전히 주류는 콘솔 게임, 온라인 게임은 부쩍 성장"이었다.
특히 MS와 소니 등이 콘솔 게임기에 네트워크 지원 기능을 강화하면서 온라인의 개념을 접목시켰고 직접 온라인 콘솔 게임 개발에 나서기도 해 `온라인`이 올해 E3의 핫 이슈가 됐다.
또 무선인터넷 발달로 PDA 및 무선인터넷게임이 새로운 게임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30여개 기업이 참가한 우리나라는 행사기간중 2억달러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려, 행사 참가사상 최대의 성과를 일궜다.
◇E3 세계 최대 게임쇼 "확고한 자리매김"
이번 E3에는 전세계 400여개 업체가 참가, 1000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선보였다. 주최측인 IDSA에 따르면 이번 E3를 찾은 게임 산업 전문가들은 6만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6만2000명에 비하면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출품작이나 참여업체는 작년과 비슷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관련 산업에서 125명 이상의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다양한 컨퍼런스와 워크샵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질적으로는 개선됐다는게 IDSA 자체 평가다.
한편 지난해에도 E3에 참가했던 게임 관계자들은 경기탓인지 올해 E3의 열기는 작년보다 덜했다고 전했다. 각종 프로모션과 이벤트 등 볼거리는 지난해가 더 많았다는게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여전히 E3는 참여업체나 출품작, 관람객 규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쇼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출품작의 75%정도가 조만간 출시될 따끈따끈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신제품 소개 및 사전 마케팅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콘솔게임 3파전..소니, `MS에 이겼다`
올해 E3 콘솔게임 부문에서는 소니와 MS의 접전이 불튀기었으나 소니의 승리로 끝났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 가운데 닌텐도는 나름대로 입지를 넓혔다.
MS와 소니는 각각 South Hall과 West Hall에 자리를 잡고 기싸움에 들어갔다. MS가 온라인 기능을 지원하는 `Xbox 라이브`를 발표하고 부스의 대부분을 Xbox용 게임으로 채우는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콘솔게임에서는 아직 소니에 뒤쳐진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편 올해 닌텐도는 MS와 소니가 양분한 듯했던 콘솔게임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닌텐도는 이번 E3에서 소니의 `콘솔 게임의 전쟁은 소니의 승리로 끝났다`는 일부 주장에 반기,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라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게임기보다는 닌텐도의 콘솔게임기인 게임큐브용 게임을 소개하는데 주력했다.
주최측인 IDSA는 공식 미디어 `Show Daily`를 통해 MS와 소니, 닌텐도를 게임업계의 `빅 3`로 평가, 닌텐도로 하여금 소니와 MS의 대결구도에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줬다.
◇혼자 하는 게임은 재미 없다..`온라인`이 화두
이제 게임은 같이 즐기는 `온라인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E3에서 드러났다.
우선 다수의 콘솔게임이 네트워크 지원을 통해 동시에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MS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조한 `Xbox 라이브`를 발표하면서 `온라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을부터 서비스될 것으로 보이는 `Xbox 라이브`는 플레이어간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강화해 온라인 게임에서의 묘미를 배가할 수 있도록 한 것.
MS는 부스 뒷편에 `Xbox 라이브` 코너를 마련하고 온라인 기능을 지원하는 게임을 선보였다.
소니 역시 온라인이 지원되는 다양한 게임을 발표했다. PS2용 온라인 게임 `파이널판타지11`를 비롯해 3D 레이싱 게임 `모빌 모델리스타`, 미식축구 게임 `NHL 2003`, SF 액션 게임 `스타워즈 바운티 헌터` `로보테크` 등이 대표적이다.
닌텐도도 세가의 온라인 게임인 `판타지스타 온라인`을 게임큐브에서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해 선보이는 등 `온라인화`라는 대세를 따랐다.
아직은 콘솔게임에 밀려 있지만 온라인 게임도 지난해에 비해 많이 부상했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은 "MS와 소니 등 유명 콘솔게임업체와 공동으로 투자 대상의 세미나를 가진 결과 10개 질문 중 9개가 엔씨소프트에게 몰릴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며 "해외 시장에서 콘솔 게임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지만 온라인 게임은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처녀 출전..부각
이번 E3에서는 모바일 게임이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가능성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인정받았다.
이번에 참여한 모바일 전문 게임업체는 모두 5개. 잠닷과 부스트모바일, 디지탈브릿지 등 미국 업체 3개와 와이더댄닷컴, 게임빌 등 국내 업체 2개가 모바일 제품을 선보였다.
와이더덴닷컴은 유무선 연동 보드게임인 포커, 오목, 오델로, 체스 등을 출품했다. 게임빌은 모바일 무역 시뮬레이션인 `베네치아 대상인`을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제품보다 국산 제품이 주목을 끌었던 이유는 바로 다양한 결제시스템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PDA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포켓PC용 게임도 부각됐다. 국내 업체인 지오인터렉티브는 MS와 EA로부터 대작 게임들에 대한 라이센스를 받아 개발한 포켓PC용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Age of Empire`를 포켓PC용으로 개발중이라고 E3의 공식 미디어인 `Show Daily`에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업체 선전..수출상담 2억달러
이번 E3에서 한국 업체들의 활약이 특히 두드러졌다.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이번 E3를 통해 한국 게임업체들이 진행한 수출상담실적은 2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한국업체의 E3 참가사상 최대규모.
또 3만명 정도가 한국 공동관인 `Game Infinity`를 찾아 국내 게임에 대한 해외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국내 참가업체 관계자들도 지난해에 비해 세계 게임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한껏 높아졌음을 실감했다고 입을 모았다.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MS나 EA등 세계적 게임사들이 한국을 새로 출시되는 게임을 테스트하는 시장으로 삼고 있을 정도로 국내 게임 시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온라인 게임에서는 `Game Korea`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국내 참가업체 중 가장 주목받았던 판타그램의 경우 5200만달러의 상담실적을 기록했고 향후 Xbox용 게임을 공급키로 하는 성과를 올렸다.
위자드소프트는 중국 업체와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가시적인 결과를 얻었으며 한빛소프트 역시 500만달러의 수출상담을 이뤄냈다.
이밖에 한국관에 아케이드업체로 유일하게 참가한 비전테크시스템이 3000만달러의 수출상담실적을 기록했으며 온라인 게임업체인 시노조익이 900여만달러의 상담실적을 거뒀다.
이같은 상담실적은 향후 최종 계약까지 협상절차를 남겨두고 있는 반면 일부업체는 실질적인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부스를 마련하지 않고 미팅룸만 개설한 웹젠은 그동안 진행해온 대만 및 중국과의 수출계약 2건을 이번 E3에서 최종 체결했다. 대만의 유본, 소프트월드 및 중국의 에이씨이, 더나인닷컴과 아시아 및 중국 시장 서비스 시기, 빌링시스템에 관해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며 중국시장의 경우는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규모는 약 100만달러다.
또 미주지역의 게임 퍼블리싱을 위해 EA, 액티비전, THQ와의 상담을 통해 미국 내 `뮤` 퍼블리싱에 관한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편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위상을 높이겠다며 이번 E3에 참가한 엔씨소프트는 수출 계약보다는 퍼블리싱 대상 작품을 물색하는데 주력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상당수의 써드파티 개발업체들이 자사 게임들을 퍼블리싱 해줄 수 있는지 상담을 요청해왔다"며 "전시회 기간동안 타임, CNN, USA TODAY, 워싱턴포스트 등 과 같은 현지 유력매체의 취재가 이어졌고 일본, 대만, 유럽, 남미 등에서도 뜨거운 취재열기를 보여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