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현대건설 등 국내 악재가 다시 불거져 나온 가운데 새벽에 장을 끝낸 미국 증시가 강세를 나타냈다. 한마디로 악재와 호재가 뒤엉켜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국증시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변수가 미국증시 등 해외변수라는 점에서 국내 악재 보다는 해외 호재의 부각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투자자의 바닥권 인식 확산과 미국 소비자신뢰지수의 큰 폭 상승 등에 힘입어 각각 1만과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3월중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과는 달리 큰 폭으로 상승,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퇴색 가능성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배제할 수 없었지만 이를 오히려 경기회복에 대한 청신호로 받아들였다.
28일 한국증시는 미국증시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증시가 상승세를 타더라도 그 수준은 제한적일 것이다. 미국 증시의 추세가 아직 결정된 것도 아닌데다 현대건설의 악재과 한국기술투자 서회장 사건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되는 현대건설 결산실적과 정부와 채권단의 현대건설 처리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현대건설 문제는 그동안 시장에 반영된 측면이 많아 대세를 결정짓는 변수로는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한국기술투자 서회장 사건도 투자심리(특히 코스닥)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결국 증시는 조그마한 변수들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등락을 반복하는 지루한 장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방향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작은 변동폭에 적응하는 단기적인 대응이 적절한 전략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후장들어서는 미국 나스닥선물 지수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
◇미국 증시 상승..다우 1만/나스닥 2천선 눈앞에 = 미국 소비자들의 향후 경기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호전되면서 다우존스지수가 3일째 랠리를 이어가 지수 10000선을 목전에 두게 됐다. 바닥론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확산된 가운데 소비자신뢰지수의 큰 폭 상승이 투자심리를 크게 호전시켰다. 나스닥지수 역시 지수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새벽에 장을 끝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개장초만해도 관망분위기가 짙은 가운데 보합선을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전 10시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 직후 가파른 오름세로 돌아서 지수 10000선을 넘보는 강세장을 연출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260.01포인트(2.68%) 오른 9947.54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지수 역시 소비자신뢰지수 발표와 동시에 개장초의 소강상태를 벗어나 40포인트 이상 급등한 후 좁은 변동폭안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을 보이다가 장막판 상승폭을 늘였다. 지수는 어제보다 53.75(2.80%)포인트 상승한 1972.24포인트를 기록했다.
◇3월중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큰 폭 상승 = 미국의 3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과는 달리 전월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미국의 민간 연구단체인 컨퍼런스보드는 3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117을 기록, 전월의 109.2(수정치, 종전에는 106.5)보다 크게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소비자신뢰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3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105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이처럼 예상밖으로 소비자신뢰지수가 크게 높아진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지수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컨퍼런스보드는 설명했다.
소비자신뢰지수의 큰 폭 상승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퇴색시킨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측면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신뢰지수의 호조에 따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 퇴색을 비관하기 보다는 차라리 경기회복에 대한 청신호로 해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주, 일제히 강세..반도체, 강보합 = 기술주들은 컴퓨터, 텔레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지만 반도체주들만은 강보합세에 머물렀다. 비테스 세미컨덕터의 실적악화 경고의 영향이 컸다. 기술주 외에는 운송, 은행, 유틸리티, 제약, 바이오테크주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석유, 천연가스, 금 등 비교적 안전한 피난처로 간주되는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중에서는 금융주들이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SBC커뮤니케이션, 머크, 하니웰, 홈디포 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다우존스지수 30개 종목중에서 하락한 종목은 알자와의 합병을 공식 발표한 존슨앤존슨과 GM, 이스트만코닥, 보잉 등 4개에 불과했다.
◇ADR강세-GDR약세..e머신스 11% 폭등 = 한국물 DR 가운데 뉴욕시장의 ADR은 상승세를 보인 반면 런던시장에서 거래되는 GDR은 하락했다. 전날 하락세를 보였었던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뉴욕시장의 ADR은 포항제철이 0.28% 하락했지만 한국전력은 0.36%, 한국통신은 0.53% 상승했다. SK텔레콤은 0.77% 올랐으며 두루넷이 5.26% 상승했다. 특히 e머신스는 11%의 상승율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하나로통신은 5.88% 상승, 주택은행은 4.13%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래산업은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런던시장의 GDR은 비금융주중 삼성전자 보통주가 3.86% 내렸으며 우선주도 4.30% 하락했다. 삼성SDI도 5.94% 떨어졌다. 현대자동차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3% 내외의 하락율을 기록했고, LG전자도 1.48% 떨어졌다. LG화학은 보합세를, SK는 5.34% 하락했다. 금융주에서는 국민은행이 보합세를 기록했으나 하나은행은 0.73% 하락했다. 신한은행은 1.19%, 조흥은행은 3.03% 떨어졌다.
◇현대건설,자본 완전잠식..처리방안 주목 = 현대건설은 지난해 2조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 자본금(2조3000억원)을 완전 잠식한 것으로 나타냈다. 현대건설은 오늘 지난해 실적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채권단은 오늘 현대건설에 대한 출자전환 및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지을 방침이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외환 산업은행 등 채권 금융기관들이 현대건설의 대주주가 되며 정몽헌 회장 등 대주주의 경영권도 박탈될 가능성이 높다. 또 감자가 실시되면 일반주주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술투자 서갑수 회장,횡렴 및 주가조작 혐의 = 검찰이 서회장의 횡령 및 주가조작 혐의사실을 적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리는 등 신병확보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서회장은 지난 99년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회사자금으로 역외펀드인 APAI를 설립해 2000만달러를 조성한 뒤 이를 국내기업에 투자해 얻은 6117만달러를 이회사 방한정 사장 등 2명과 나눠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3월~12월 방 사장 등과 함께 차명위탁계좌를 사용해 회사 주식 401만주를 집중 매집, 주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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