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은 작년에 77만명이 한국, 걸프국가, 동남아 등에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그중 단연 최선호 국가는 한국이다. 코리안 드림을 가진 네팔 청년들에게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올해는 2만여명이 기회의 땅에 도착한다. 고용허가제도를 통한 한국 취업 기회는 로또 당첨과 같다. 취업요건인 한국어 시험 준비를 위한 학원이 카트만두 시내에서 쉽게 눈에 띈다. 가족과 친척일가는 한국취업 가능성이 높은 청년에게 투자를 한다. 한국 내 일하는 네팔 청년들의 부담이 큰 이유이다.
네팔에는 한국 근로경험이 있는 네팔인 모임인 ‘안쿠르(ANKUR)’가 있다. 안쿠르는 네팔어로 ‘봉오리’라는 의미이다. 안쿠르 임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한국 동료들과 삼겹살에 소주잔을 기울이던 추억을 떠올렸다. 카트만두에 네팔 근로자 출신 사장이 창업한 한국식 고기집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일한 네팔인들 상당수가 네팔에서 창업으로 꽃을 피우고, 네팔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얼마 전 한 네팔 여성 정치인을 만났다.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한국 화장품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우호감을 보였다. 케이팝에 심취한 네팔 아티스트들이 케이팝의 네팔 버전으로 성공하기도 했다. 카트만두 시내를 누비는 택시의 절반 이상은 한국 브랜드이다. 한국은 네팔에게 제4위 투자국이다. 네팔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제품이 많지만, 한국산은 단연 인기가 높다.
거리에서 혹시 네팔 근로자를 만나면 ‘나마스테’하고 한마디 인사를 건네보면 어떨까. 과거 우리 부모 세대가 중동, 독일로 일자리를 찾아 먼 타국 생활을 하신 것을 기억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