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한국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75) 화백이 방송인으로서 인생 2막을 쓰고 있다.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의 진행자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는 모습에서는 나이를 잊은 열정이 느껴진다. 특히 방송에서 늘 착용하는 동그란 초록색 안경은 어느새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 만화가 허영만. (사진=TV조선 공식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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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화백이 착용하는 안경은 국내 스타트업 콥틱이 운영하는 ‘브리즘’이 만든 3D 프린팅 맞춤 안경이다. 브리즘은 3D(3차원) 스캐닝, 3D 프린팅, 빅데이터 분석, 가상 착용(버추얼 피팅) 등 IT(정보기술)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안경을 제작한다.
매장에서 3D 스캐너로 얼굴을 스캔하고 자체 개발한 안면 데이터로 얼굴 좌표 1221개를 인식해 코 높이, 얼굴 너비 등 주요 지표 18개 데이터를 추출한다. 추출한 안면 데이터와 회사가 보유한 2만개 이상의 안면 데이터를 비교해 고객 얼굴에 최적화한 안경 스타일과 사이즈를 추천하는 식이다. 전문 안경사의 진단과 함께 버추얼 피팅이 끝나면 약 2주간의 제작 기간을 거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안경을 완성한다.
브리즘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가전 전시회 ‘CES 2022’ 헬스&웰니스 부문에서 안경 기업 최초로 혁신상을 수상했다. 또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제품 디자인 부문 본상, iF 디자인 어워드 본상 등 유수의 디자인 어워즈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브랜드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티타늄 라인을 새로 론칭했다.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는 소위 뿔테 위주의 소재의 한계를 넘어 가벼운 티타늄 소재의 제품으로 선택지를 넓힌 것이다.
| 브리즘이 지난달 새로 출시한 티타늄 라인 제품. (사진=브리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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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화백이 노년의 나이에도 방송에서 메뉴판을 볼 때 눈을 찌푸리지 않고 보는 데에는 렌즈에 비결이 있다. 그의 안경에 들어간 렌즈는 100년 광학 역사의 프랑스 안경 렌즈 전문 기업 ‘에실로’의 누진다초점 렌즈 ‘바리락스’다. 누진다초점 렌즈를 개발한 건 에실로가 최초다.
누진다초점 렌즈는 안경 렌즈에 점진적인 도수 배열을 해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모두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설계된 노안 교정용 렌즈이다. 근거리와 원거리를 보기 위해 2개의 다른 안경을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성능이 좋은 렌즈 가격은 100만~200만원대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