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원하는 목표와 시장이 인식하는 현실과의 괴리가 미국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오는 11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한 괴리 축소 여부가 주목될 전망이다.
9일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급등했던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급락으로 분위기 반전을 보였던 바탕에는 연준이 원하는 목표와 시장이 직시하는 현실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연준은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물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반면 시장은 연준의 공격적 긴축 통화정책이 물가 통제도 하지 못하고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셈이다.
문 연구원은 “연준의 원하는 목표 바탕에는 올해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금리 인상을 감내할 체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한 데에 있다”며 “올해와 유사한 1970년대 1, 2차 오일쇼크기로 고물가의 장기화와 이후 더 강력한 긴축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더블딥을 겪었던 경험을 다시 실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은 올해 맞이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봉쇄정책 고수가 정치적 사항인 만큼 예측이 어려운 투자 환경에 놓여있다. 이들 요소는 물가 상승 요인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문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5월을 기점으로 끝난다고 가정해도 중국 칭링정책 고수는 앞으로 5개월 더 이어지는 변수”라고 짚었다.
연준과 시장간 생각의 차이를 발생케 하는 출발점이 금리라는 점에서 금리 민감도가 큰 나스닥지수는 3대 지수 가운데 처음으로 전저점을 지난달 말 하회했고 5월 FOMC가 끝난 하루 만에 다시 전저점을 하회했다.
문 연구원은 “두 주체 간 생각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시점으로 그 잣대는 11일 발표되는 4월 CPI와 근원 CPI, 그리고 PPI 등”이라며 “이들 예상치 모두 전월치를 하회하며 물가 고점 통과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