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무역 흑자…“가격 전가력 우려 완화”

KB증권 보고서
  • 등록 2022-03-02 오전 8:01:52

    수정 2022-03-02 오전 8:01:5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KB증권은 3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무역수지에 대해 수출물량 증가는 전세계 리오프닝(단계적 일상회복)이 상품수요 둔화보다는 그동안 부족했던 생산을 가속화시키는 영향으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2일 보고서에서 “기저효과 소멸과 가격 상승 부담, 소비패턴의 정상화로 이전만큼 가파른 경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현재 주춤한 경기 모멘텀을 침체까지 우려할 만큼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라면서 “원자재 도입 가격의 상승에도 수출 단가가 더 크게 높아져 교역조건이 개선된 점은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해외 판매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아직은 초기 신호지만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그동안의 비용 증가를 판매 가격 상승으로 대응하는 흐름이 본격화된다면, 국내 기업의 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월보다 20.6% 증가한 539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역대 2월 중 최고 기록으로, 2월에 수출이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일평균 수출액(26억9600만달러)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다. 이로써 수출은 2016년 11월~2018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6개월 연속 증가 기록을 세우는 동시에 2009년 11월~2011년 9월 이후 10여년 만에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 기록을 달성했다.

1월 국제유가의 상승폭이 워낙 컸고 2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진 탓에 국내 원유 도입단가는 1월 배럴당 79.1달러에서 2월 90.6달러로 14.5%나 뛰어올랐다. 하지만 수입 물량이 줄면서 원유 수입액은 전월보다 5.1억 달러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전 지역과 품목을 아울러 물량과 단가 측면 모두 호조를 기록했다.

지난 28일부터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외시켰다. 권 연구원은 “3월부터는 대러시아 무역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러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유럽(CIS, 독립국가연합)로의 한국 수출 비중은 2%, 수입은 3% 수준에 그쳐, 러시아 제재가 국내 무역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에너지 가격 외에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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