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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정학 리스크에 -27% 쑥↓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러시아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7.1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6.36%를 훨씬 상회하는 손실이다. 해외주식형 소유형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운용순자산 300억원이 넘는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25.71%)와 ‘한화러시아’(-26.97%)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유동성이 좋은 대형주 50개로 구성된 대표 주가지수 RTS(Russian Trading System Cash Index)는 지난해 말 1600선 가깝게 마무리됐지만, 현재 1200선대로 내려왔다. 미국과 러시아 간의 외교적 대화가 평행선인 가운데 미국에서 유럽 파병 대비 명령을 내리는 등 대치가 격화된 탓이다. 긴장감이 고조된 지난 24일 하루에만 -8.11%가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다수 러시아 주식형 펀드가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는 러시아 시가총액 1위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천연가스업체인 가스프롬도 힘을 못쓰고 있다. 가스프롬도 연초 이후 -14.31% 밀렸다.
2014년 분쟁 당시 RTS 45% 하락도
증권가는 러시아 뿐 아니라 유럽 증시 전반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RTS 지수가 8%대 하락한 지난 24일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 역시 -4.14% 빠졌다. 만에 하나 러시아가 전면전을 감행하는 최악을 택한다면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군사행동 시점에 따라 금융시장의 민감도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여전히 유럽 지역의 가스 재고가 높지 않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반기가 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부전문위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유럽 등 서방국 간 갈등이 냉전 종식 이후 최고 수준”이라면서 “수출통제, 노드스트림2 가동 불허, 국제결제시스템(SWIFT) 퇴출 등 서방의 고강도 경제제재 시 러시아 경기위축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