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 “현실로 다가온 오가노이드 시대 앞서 개척”

생체유사장기라 불리는 '오가노이드'...치료제, 임상 연구 등 활용 영역 다양해
유종만 대표 2018년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창업해 연구 매진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ATROM-C'...올해 임상 1상 신청 예정
최근 387억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도 성공..."2024년 코스닥 상장이 단기적 목표"
  • 등록 2022-01-21 오전 7:45:58

    수정 2022-01-21 오전 7:45:58

이 기사는 2022년01월21일 07시4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오가노이드(organoid)’는 재생치료제나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용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4~5년 내로 이런 기술이 세계 곳곳에서 현실로 다가올 것입니다. 누군가 이뤄낼 일입니다. 우리가 개척자로서 그 시장을 선도해 보고자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18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외 다양한 연구기업과 신생기업이 오가노이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해 2018년 회사를 창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장기와 같은 생체 조직과 유사한 물질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흔히 생체 유사 장기로 불린다. 유 대표는 “생체 내 환경에서 세포나 조직이 형성되는 방식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집합체가 오가노이드다”며 “연구자들은 궁극적으로 오가노이드의 크기를 키우고 기능을 고도화해 인간의 장기를 대신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제공=김진호기자)


줄기세포치료제 vs.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그 차이는?

줄기세포치료제 연구자였던 유 대표는 차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14년 오가노이드를 처음으로 접했다. 그는 “기존 줄기세포치료제와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는 비슷한 듯하지만 달랐다”며 “그 차이는 생착과 자가증식률 등 크게 두 가지였다”고 운을 뗐다.

피부에 상처가 났을 경우 줄기세포치료제는 피부조직을 직접 재생하는 것보다 상처 부위의 염증 환경을 좋게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치료를 유도한다. 반면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상처 부위로 보내면 여기에 포함된 오가노이드가 스스로 자리를 잡고 피부세포로 증식해 상처를 회복하게 만든다.

유 대표는 “줄기세포치료제는 배지에서 층을 이루며 자라기 때문에 생체 내 환경과 다소 다른 환경에 적응돼 있어 생착 및 자가증식률이 높지 않다”며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는 실제 조직이 자라는 방식을 적용해 3차원으로 배양했기 때문에 직접 재생 효과가 크다. 자가재생이 어려운 환자에게까지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만들 때 배아줄기세포(ESC)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성체줄기세포(MSC) 등이 활용될 수 있다. EMC는 수정란에서 얻는 세포다. iPSC는 분화가 끝난 체세포에 특정 물질(전사인자)을 처리해 다시 분화할 수 있도록 되돌린 역분화 세포다. 즉 EMC와 iPSC는 우리 몸을 이루는 모든 종류의 세포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인 ‘전분화능’을 가진 셈이다.

또 MSC는 우리 몸의 각 조직에 재생을 위해 각 생체부위에서 생성되는 줄기세포다. 분화가 거의 완료됐기 때문에 매우 한정된 조직 분화능을 갖고 있다. 유 대표는 “EMC나 iPSC는 제어하기가 까다롭고, 미분화세포가 섞일 경우 암 유발 확률이 높다”며 “이런 기술적 장애물 때문에 산업계에서는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한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가 18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회사의 사업 분야와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제공=김진호 기자)


치료제 개발부터 신약 임상 플랫폼 구축까지 잰걸음...2024년 코스닥 상장 목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성체줄기세포를 활용해 ‘ATROM-C(장 오가노이드)’와 ‘ATORM-L(간 오가노이드)’, ‘ATROM-S(침샘오가노이드)’, ‘ATROM-E(자궁 내막)’ 등 재생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이중 신약 개발 단계상 가장 앞서있는 것이 ATROM-C다. 회사 측은 올해 내로 이 물질에 대한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나머지 후보물질은 모두 비임상 단계에서 연구 중이다.

유 대표는 “장이나 간은 환자가 많아 관련 오가노이드가 10여 년 전부터 널리 연구됐고, 일본이나 네덜란드 등에서도 임상 1상이 진행되기 시작했다”며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에 특화된 계획을 준비해 식약처 심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가노이드 기반 임상 연구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하거나 신약을 개발할 때 약물의 부작용과 효과를 미리 측정하는 도구로도 쓸 수 있다”며 “오가노이드 생성 기술을 바탕으로 면역항암제의 부작용이나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평가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오가노이이드사이언스는 산업은행과 아산사회복지재단, 동화약품 등 다수 벤처캐피털(VC)로부터 총 387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유 대표는 “준비하고 있는 사업의 동력이 추가로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TROM-C의 임상 1상이 무리없이 진행되는 것과 오가노이드 기반 임상 플랫폼에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것 등 이 두 가지가 뒷받침된다면, 2023년 코스닥 상장 심사를 신청할 것”이라며 “2024년 코스닥에 상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사의 역량을 확장해 오가노이드 시대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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