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서울 종로구보건소에 관련 의료진을 협박하는 전화가 여러 통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종로구에 따르면 이날 업무가 시작된 오전 9시께부터 보건소와 구청 등에 ‘불을 지르겠다’, ‘폭파시키겠다’, ‘(정부의 설명이) 거짓말인 것 아니까 사실을 밝히라’는 등의 전화가 이어졌다.
이 보건소에서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으로 바꿔치기해 접종했다는 내용의 허위글이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이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종로구 측은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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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날 오전 9시 문 대통령 부부는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마쳤다. 그런 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에 관해 ‘캡 열린 주사기로 주사약 뽑고 파티션(가림막) 뒤로 가더니 캡이 닫혀 있는 주사기가 나오노’라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 문 대통령에게 접종을 앞두고 주사액을 소분한 주사기가 칸막이 뒤에서 다른 주사기로 바뀌었을 것이란 의혹 제기인데, 일부에선 이런 의혹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이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니라 화이자 백신을 맞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했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통상적이라면 (의료진이) 앉아 있는 상태에서 바로 주사기로 옮겨서 접종하는데 (접종 장면 공개를 위한) 촬영 준비 시간이 있어 주사기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주사기에) 캡을 씌웠고 이후 접종 직전 벗긴 것”이라며 허위사실이 유포·확산되면 사회적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재차 바늘 오염을 막기 위한 상식적인 행동이라고 설명했지만, 수긍하지 않는 이들이 보건소에까지 전화한 것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접종을 담당한 간호사를 비롯해 여러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며 “보호를 위해 해당 간호사를 업무에서 배제했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청은 대구경찰청을 책임 관서로 지정했다. 대구경찰청은 허위 게시글에 관한 내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