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던 중 박 대표는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이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 여기에 대만 중소기업들이 다수 진입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던 것. 이들 업체는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팹리스 업체들이었다. 대기업이 ‘소품종 대량생산’인 고용량 메모리반도체에 주력하는 반면, 대만 팹리스 업체들은 대기업이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하지 않는 ‘다품종 소량생산’인 저용량 제품에 주력했다.
이렇듯 대만 팹리스 업체들이 활동하는 저용량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파악해보니 전체 메모리 중 15%나 차지했다. “한국 메모리반도체 연구진이 대만보다 훨씬 우수한데…” 이런 생각을 하던 박 대표는 반대로 “한국 메모리반도체 연구진을 활용해 팹리스 사업을 하면 승산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이후 주요 거래처였던 노키아가 휴대폰 시장에서 쇄락하면서 제주반도체 역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적 만회를 위해 나섰던 ‘우드펠렛’(목질계 바이오원료)과 태양광 등 신사업들은 모두 신통치 않았다. 박 대표는 다시 주력인 메모리반도체에서 살길을 모색했다. 휴대폰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한편, 거래처 역시 노키아에 이어 어려 곳으로 확대했다.
박 대표는 현재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하락을 막기 위해 해외시장에 나가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편, 제주반도체는 복권사업자로 선정, 오는 2023년까지 △로또 △연금복권 △인쇄복권 △전자복권 등 동행복권 사업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