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약관·은행 신용장 심사, AI가 한다

금감원, KT와 협업팀 구성 시범 테스트 진행해
상반기 외부 사업자 선정…하반기 서비스 시작
보험 광고 인쇄물 심사 확대 적용 여부 검토 중
  • 등록 2019-03-04 오전 6:30:00

    수정 2019-03-04 오전 11:29:17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자산운용사의 펀드 약관과 은행의 신용장 심사에 인공지능(AI) 기능을 도입한다. AI가 약관이나 신용장의 텍스트를 읽고 이해해 특정 질문에 정확한 해답을 제시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일 “올 하반기부터 펀드 약관부터 AI를 도입할 계획”이라며 “그간 AI의 독해 능력과 실무 적용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AI가 실제 심사기준에 따라 적정성 여부를 객관적으로 따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파일롯 테스트가 성공적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부사업자를 상반기 중 선정할 것”이라며 “약관심사시스템은 금융사가 금감원에 제출한 약관을 AI의 ‘머신러닝’을 통해 규정 위반이나 소비자 권익 침해 여부 등을 심사한 후 1차로 적정성을 판단하는 프로세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KT 등과 협업팀을 구성해 시스템을 구축 후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11월에 ‘금융감독혁신 과제’ 중 섭테크(SupTech·감독과 기술의 합성어) 활성화를 위해 AI약관 심사 시스템을 본격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은 안정적인 심사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펀드 약관 심사부터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약관 심사시스템 기능을 탑재한 ‘표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수작업으로 작성하던 업무 보고서를 표준 API가 대신하면 이를 AI가 기준에 따라 심사한다.

은행 신용장과 보험상품 광고 인쇄물 심의 등도 업권별로 연내 도입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험이나 은행 상품 약관은 양이 많아 시스템 고도화가 좀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은 AI로 약관을 심사하면 연간 5000건에 달하는 사모펀드 약관 심사시간이 기존보다 3분의 1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각국 추세에 맞춰 AI를 활용한 약관심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금융감독 챗봇 시범사업, 전자 금융사기 방지 알고리즘 개발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결국 은행이나 보험 등 전 금융권 약관 심사 등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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