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e사람]“다 바꿔라"…KFC 블랙라벨 이유 있는 인기

한창희 KFC 제품개발 팀장,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제품만 생각”
프리미엄 라인 ‘블랙라벨’ 개발, 100% 최고급 국내산 닭다리살 고집
"美 KFC 금고 속 레시피, '진짜버거' 내달 나와요"
  • 등록 2018-06-15 오전 6:00:00

    수정 2018-06-15 오전 8:49:49

한창희 KFC 제품개발 팀장이 12일 서울 강동 KFC 둔촌동점에서 블랙라벨 클래식버거와 하와이안징거더블다운버거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기존 신제품 출시라고 하면 소스 바꾸고 야채 몇 가지 바꾸는 게 전부였다. KFC는 그런 관행을 깨고 패티(patty)부터 빵까지 다 바꿨다. 그래야 소비자가 ‘진짜’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한창희 오리지널 치킨 전문 브랜드 KFC 제품개발(R&D) 팀장은 지난 12일 서울 강동 KFC 둔촌동점 제품개발실에서 이데일리에 이렇게 말했다. 한 팀장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블랙라벨’ 제품을 만든 주인공이다. 블랙라벨은 최고급 국내산 닭다리만을 사용해 만든 제품으로 현재 순살 치킨과 치킨을 패티로 넣은 클래식 버거 두 종류가 있다. 블랙라벨 치킨은 지난 4월3일 출시 이후 현재 100만개가 팔렸다.

한 팀장은 “대부분 치킨버거에 들어가는 패티에는 닭 가슴살을 쓴다. 닭다리살보다 훨씬 저렴하고 가공할 때 공정과정도 단순하기 때문”이라며 “KFC는 이러한 기존 관념을 깨고 맛을 우선시했다. 다리살은 가슴살보다 지방이 많아 육즙이 많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4월 초 출시한 블랙라벨 치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아 곧바로 블랙라벨 클래식 버거를 내놓게 됐다”고 했다.

애초 블랙라벨 라인 제품 개발에 탄력이 붙은 건 KFC한국법인(SRS코리아)을 인수, 외식산업에 진출한 곽재선 KG그룹 회장의 “오직 소비자만 생각하라”는 일침 때문이었다. 한 팀장은 “(곽 회장에게) 닭다리살 원가가 가슴살보다 훨씬 값이 많이 나간다고 하자 곽 회장이 ‘값보다는 소비자가 즐겨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후 약 100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맛을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블랙라벨 클래식 버거에는 국내산 닭다리살과 적양파, 생피클, 토마토, 양상추 그리고 신선한 채소와 사과 식초로 만든 특제 마요네즈 소스가 들어간다. 블랙라벨 프리미엄 제품답게 모든 재료를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다. 한 팀장은 “주재료에 집중하고 다른 재료에 신경 쓰지 않으면 소비자는 바로 알아본다”며 “최적의 맛을 내기 위해 KFC 임직원들에게 시제품을 맛보였고 좋은 평가를 받아 나온 브랜드가 ‘블랙라벨’”이라고 강조했다.

외식업계에서 블랙라벨을 도입한 건 이례적이다. 그동안 의류나 가전제품 등에서 주로 써왔고 식품에선 검정색 포장이 음식 맛이 없어 보이는 등 구매자의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어 기피했다. 그러나 통념을 깨고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데 초점을 맞춰 패티, 빵, 각종 야채와 소스, 포장까지 다 바꿨다. 한 팀장은 “포장지 색이나 양, 가격 등 음식 그 자체를 제외한 나머지에 너무 신경 쓰면 자칫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한 투자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KFC 블랙라벨 제품이 다소 비싸더라도 소비자들은 맛의 품격과 그 가치를 분명히 알아줄 거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조 아래 KFC는 또 하나의 신제품을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이다. ‘핑거 리킹 굿(Finger Licking Good)’. 이 말은 ‘다 먹고 난 뒤 손가락을 빨 정도로 맛있다’는 KFC 미국 본사의 표어로 1956년부터 50년간 사용했다. 그 맛의 비밀은 켄터키주 루이빌에 있는 금고 속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고 속 양념 레시피로 만든 KFC의 ‘진짜버거’(가칭)가 다음 달 출시될 예정이다. 한 팀장은 “오리지널 치킨에 들어간 ‘비밀양념’을 적용한 버거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FC가 지난 1일 선보인 ‘블랙라벨 클래식 버거’는 출시 열흘 만에 판매량 5만개, 한 달여 만에 20만개를 돌파했다. 특히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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