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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월가 투자자들이 점차 가상 화폐를 진지한 투자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가운데 비트코인에 대한 경고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수장과 세계적 채권 투자회사 핌코의 최고경영자(CEO)의 전 수장이 이같은 발언을 내놓아 가상화폐의 대중화가 아직 먼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연일 비트코인 때리는 JP모건..“가상화폐 시장은 피라미드 사기와 유사”
세계 금융계의 거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비트코인에 대해 “비트코인은 사기이며 거품은 언젠가 꺼지게 될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보다 나쁜 상황이라며 끝이 안좋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다이먼 회장은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JP모건 직원이 있으면 즉시 해고할 것”이라며 가상화폐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다이먼은 또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딸이 비트코인을 샀다는 사실을 밝히며 “값이 오르자 내 딸은 자신이 천재인줄 안다. 누구든지 투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이먼 회장의 발언이 있은 다음날, 이번에는 같은 회사의 마르코 콜라노빅 퀀트·파생상품 연구 부문장이 “가상화폐 시장은 피라미드 사기와 아주 유사하다”며 비트코인 저격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이먼 회장의 발언이 금융시장에서 자신의 견고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비난도 내놓고 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 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도 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의 가치가 현재의 절반이 적당하다며 비트코인 ‘때리기’에 가세했다.
엘 에리언은 “현재 비트코인의 가격은 앞으로 비트코인이 광범위하게 쓰일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했지만 정부들이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반이나 3분의 1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현재의 가격을 비트코인이 대중화될 것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그는 비트코인이 P2P(Peer to Peer·개인 간) 시장에서 결제 방법으로 사용되는 쪽으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비트코인 악재는 제도권 금융 거물들의 발언 뿐만이 아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한 한 펀드가 한 순간에 고객 돈 수백억원을 날려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영국의 ‘I2 인베스트먼츠’는 이달 초 중국 당국의 가상화폐 규제 발표 직후 발생한 비트코인 가격 폭락으로 자사에 투자한 고객들의 돈의 95%를 잃었다고 밝혔다.
“좋든 싫든 가상화폐 대중화는 이미 돌이킬 수 없어”
가상화폐의 미래를 밝게 보는 투자자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엘 에리언이 비트코인 저격 발언을 한 자리에서 벤처투자자인 차매스 팔리하피티야는 비트코인에 옹호에 나섰다. 그는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의 의지와 행동을 제거할 수 있지 않은 한 좋든 싫든 이미 돌이킬 수 없다”며 비트코인의 대중화는 이미 막을수 없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수량이 유한해 희소성이 있다는 점을 추가 상승 요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까지 생산된 비트코인은 1650만개 안팎이며 2140년까지 2100만개를 생산한 뒤에는 더 비트코인을 생산할 수 없다.
비트코인이 법정화폐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투기 자본의 유입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이같은 전망에 힘입어 미 투자분석업체 스탠드포인트 로니 모아스 연구원은 코인당 가격이 올해 안에 75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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