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사이드]④100세 기업, 해외 고령 기업인 승계작업은?

  • 등록 2016-07-05 오전 6:00:00

    수정 2016-07-05 오전 6:00:00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한국뿐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80세 이상 고령의 경영인들이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특징은 대부분은 ‘흙수저’로 태어나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경영인으로 자수성가했다. 대부분 경영인들은 자신의 공백기를 대비해 후계자를 지목하고 자연스러운 승계를 이어가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도 많다.

스티브 잡스는 암투병 중에 팀 쿡 현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CEO직을 맡아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과 성향과는 완전히 다르면서도 혈연관계도 없는 팀 쿡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당시 큰 이슈가 됐다. 팀 쿡이 지난 2011년 8월 애플 CEO에 오른 후 5년이 흘렀다. ‘스티브 잡스 없는 애플에 혁신이 있을까’라는 당시 우려와 달리 팀 쿡은 아이폰6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론칭하며 인정받는 경영자로 자리잡았다.

올해 나이 86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은 현역 80대 경영자 중 최장 CEO 재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65년부터 51년간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어오면서 연평균 20%의 고수익을 내고 있다. 버핏은 올해 초 공개한 주주서한에서 “100세 생일이 되는 2030년 8월 30일까지 경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력하게 경영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그는 이미 후계자를 정해놓았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 차기 CEO는 현재 버크셔에서 일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라고 설명했으며 “물러날 때 어떻게 할지 구체적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또 향후 전재산의 90%를 빌 게이츠가 운영하는 재단과 자신의 자녀가 운영하는 재단 등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시아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88) 청쿵그룹 회장도 비교적 순조롭게 경영권 승계를 정리한 경우로 평가받는다. 리 회장은 15세에 가장이 되면서 플라스틱 외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가 청쿵실업을 창업한 자수성가다. 부동산 사업 등에서 성공하고, 1979년 영국계 기업인 허치슨 왐포아를 사들여 재벌 대열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부동산,통신, 항만 등에서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벌였던 리카싱은 3년 전에 두 아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 계획을 밝히며 승계 작업에 나섰다. 첫째 아들인 빅터 리에게 지금의 사업을 물려주되 작은 아들 리처드 리에게는 신규 사업을 위한 자금지원을 약속했다. 리 회장은 지금까지 150억홍콩달러(약 2조 3600억원)를 기부해 중국인 최대 기부자로도 손꼽힌다.

반면 승계자를 찾지 못하고 물러났던 CEO들이 다시 복귀하는 경우도 많다. 세계 최대 카메라 생산 업체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81)는 현역에서 물러났다가 경영 부진에 다시 5년 10개월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1961년 캐논에 일반 직원으로 입사했으며 1995년 사장에 취임한 후 11년간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등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대만 반도체제조업체 TSMC와 컴퓨터 제조업체 에이서 역시 창업자가 은퇴한 이후 후계자 준비를 제대로 못해 경영난을 겪고, 그러다 결국 창업자들이 되돌아왔다. 스탠 시(69) 에어서 창업자는 “반년동안 물색했지만 후계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찰스 돌런(89) 케이블비전그룹 회장, 앤드루 매케나 맥도날드 회장(86), 루퍼트 머독(85) 뉴스코프 CEO, 일본의 이토 마사토시(92) 세븐앤드아이(Seven&I) 홀딩스 회장 등이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 중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S&P500대 기업 내에서 5~6명의 80대 CEO와 회장들이 현역으로 뛰고 있다”며 “상당수가 앞으로 10년은 더 일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만큼 90대 경영진이 신문과 잡지 표지를 장식할 때가 머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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