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이제부터 재테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볼 생각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일단 씀씀이를 줄여야겠다. 매달 월급으로 받은 돈이 어디로 세는지 모르겠다. 이메일로 날아오는 신용카드 이용명세서도 보는 둥 마는 둥이다.
오늘은 작정하고 카드 사용명세서를 열었다. ‘헉! 1**만원’ 이번 달에도 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생각 없이 긁었던 게 화근이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결심을 해보지만, 만날 작심삼일이다. 지름신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지갑 속의 신용카드를 모두 꺼냈다. 안 쓰는 카드까지 합치니 무려 5개다. 싹둑싹둑. 가위를 들고 과감히 잘라버렸다. 이번 달부터는 체크카드만 쓸 작정이다. ‘어떤 체크카드를 쓸까?’ 재테크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수집했다.
‘오호. 이런 정보들이?!’ 이미 똑똑하게 체크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유용한 팁들을 올려놨다. 미처 몰랐던 다양한 혜택이 많다. 이 많은 혜택을 한꺼번에 누릴 방법은 없을까.
고민 끝에 생각해낸 방법은 ‘6개의 체크카드’. 체크카드의 혜택별로 한 달 용돈을 쪼개서 관리하는 것이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품목별로 정리해 봤다. 밥값 술값 등 식비가 50만원. 커피 값도 15만원나 된다. 버스 지하철 택시 등 교통비도 20만원 가까이 들고, 주유비만 20만원이다. 영화 보고 책을 사보는 문화생활에도 10만원 이상 쓰고 있다. 가끔 가는 병원·약국이지만 한번에 목돈이 들어가고, 옷 신발 등 의류비도 만만치 않다.
이번 달 예산은 100만원으로 정했다. 꼭 써야 하는 필수 지출 순으로 써내려갔다. 식비 교통비 통신비 커피 값 주유비 등 7개의 세부항목이 나왔다.
이번에는 체크카드별로 혜택을 꼼꼼히 따져봤다. 커피 값 할인이 가장 많이 되는 체크카드를 찾아보니 농협의 ‘Take5’다. 전 세계 스타벅스는 물론 카페베네 커피빈, 탐앤탐스 등에서 30%까지 할인이 된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할인은 ’KB국민 노리(nori) 체크카드‘가 최고다. 매번 10%씩, 월 최대 2000원이 할인된다. 앞으로 휴대전화 요금은 ‘하나SK 메가캐시백2 체크카드’로 결제해야겠다. 통신비가 최대 5000원까지 캐시백 된다. 약값 병원비 학원비 등도 매달 나가는 지출이다. ‘New 두드림’ 체크카드는 병원에서 10%, 학원 등록 시 10% 할인된다.
이렇게 나눠보니 총 6개의 체크카드가 됐다. 6개의 체크카드에 한 달 예상 금액을 미리 넣어놓고 써야겠다. 카드별 혜택을 헛갈리지 않도록 카드 위에 스티커를 붙어 표시했다. 혜택도 혜택이지만, 쓸데없이 새는 돈을 막을 수 있을 것만 같다.
◇ 체크카드 왕중왕
상반기 체크카드 시장에 샛별이 떠올랐다. KB국민카드가 올해 상반기 체크카드 이용실적 8조 2875억원을 기록하며 은행 및 전업카드사를 통틀어 체크카드 1위에 등극했다. 출범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체크카드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NH카드를 제쳤다.
체크카드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 농협의 Take5 카드는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발급 좌수는 105만 건을 넘었다. 소비자가 가장 많이 선호하는 주유 쇼핑 교육 엔터테이먼트 포인트서비스를 5가지 팩으로 구성한 게 특징이다. 특히 전 세계 음식점, 면세점, 스타벅스 할인 등은 물론 인천공항 워크힐레스토랑 무료식사, 해외 ATM 할인, 전국 모든 서점할인 등 서비스를 담았다.
하나SK카드는 밀리언셀러로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하나SK 메가캐시백 체크카드’를 더욱 업그레이드해 ‘하나SK 메가캐시백2 체크카드’를 최근 내놨다.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 업그레이드는 통신비 최대 5000원 캐시백이다. ‘하나SK 메가캐시백2 체크카드’로 휴대폰 요금을 자동 이체하면, 월 통신비 8만원 이상 고객은 5000원, 3만원 이상은 3000원이 자동으로 통장에 캐시백 된다. 하나은행과 SK텔레콤의 통합 혜택이 더욱 강화된 점이 특징. 또 하나은행 이용 혜택을 강화했다. 하나은행 ATM 출금 수수료 월 10회 면제된다.
삼성카드는 별도의 연회비 없이 국내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일반적인 신용카드와 같이 사용하면서 사용금액의 최대 8%까지 되돌려받을 수 있는 ‘캐시백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캐시백 체크카드는 업종별 특화카드인 삼성쇼핑캐시백체크카드(쇼핑업종), 삼성다이닝캐시백체크카드(외식업종), 삼성오토캐시백체크카드(주유업종) 중에서 본인의 소비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 가능하다. 선택한 카드에 따라 각각의 특화업종에서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8% 캐시백 또는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리터당 최대 100원의 캐시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가 좋은 점?
체크카드의 가장 큰 혜택은 소득공제다. 올해부터 공제비율과 공제한도가 확대된다. 체크카드는 현금영수증과 같게 연소득의 25%를 넘는 사용액의 3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반면 신용카드의 소득공제 비율은 20%에서 15%로 축소됐다. 따라서 소득공제율에서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소득공제 한도도 신용카드는 3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줄고, 반대로 체크카드는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공제액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연 소득 6000만원인 사람이 카드로 3000만원을 썼으면, 신용카드는 48만원을 받지만 체크카드는 96만원을 돌려받는다. 하지만 체크카드 사용인구는 아직 적은 편이다. 2009년 기준으로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 비중을 보면, 체크카드는 9%에 불과하다. 카드 사용자의 90%가 신용카드를 쓰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