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브리핑)매물 나오면~ 받으면 되고~

  • 등록 2008-09-11 오전 8:10:58

    수정 2008-09-11 오전 8:16:40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3개월마다 찾아오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돌아왔다.

지난 4일부터 나흘간 1조원 가까운 물량이 선출회되면서 매물 부담은 꽤 줄었지만 매수차익잔고는 여전히 8조6000억원대로 지난 만기대비 2조5000억원가량 불어난 상태다.

물론 이 매수차익잔고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다. 허수 물량도 적지 않은데다 최근 들어서는 ETF 차익거래 등 변종 차익거래들이 늘어나 우리가 모르는 잠재매물이 있을 수도 있다. 아니 오히려 이미 다 빠져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근월물인 지수선물 9월물에 아직 9만계약에 달하는 미결제약정이 남아있음을 상기해 볼때 매물에 대한 경계감을 풀기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어쨌거나 이 물량들은 오늘 하루 선물포지션의 해제와 함께 청산 내지는 이월(롤오버)이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

다행히도 12월물의 가격이 차츰 높아지고 있어 롤오버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오늘도 이어진다면 시장의 부담은 최소화 될 수도 있다.

다만 여전히 불안한 대외여건이 문제다. 9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는 한풀 꺾였다지만 리먼 브러더스의 산업은행 피인수 불발로 신용위기의 긴장감은 한층 팽배해진 상태다.

밤사이 리먼 브러더스 측이 긴급 자구책을 내놓긴 했지만 시장의 불신은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리먼이 재무적인 파트너를 만나지 못한다면 긴급 자구책의 약발이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민거리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위독설로 지금 전세계의 시선이 한반도로 쏠려있는 상황. 북한 체제가 당장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긴 해도 북한 변수라는 게 과거 핵실험 때와 마찬가지로 어떻게 튈지 모른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같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획재정부는 오늘로 예정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방안까지 검토중에 있다. 금융시장 안정이 확인되는 것을 보겠다는 심산에서다.

시장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든 간에 선물옵션동시만기를 피할 수는 없다. 나오기로 예정된 물량은 제때 나와주는 게 이후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전날 시장을 떠받친 투신, 연기금 등 주요 기관들이 오늘 나올 물량에 대비해 실탄을 쌓아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달의 최대 고비이면서, 하반기 증시의 청사진을 한꺼번에 그려볼 수 있는 오늘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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