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성욕을 자극한다?

북핵실험 이후 콘돔판매 급증… 모텔도 북새통
  • 등록 2006-10-27 오전 8:13:31

    수정 2006-10-27 오전 8:13:31

[조선일보 제공] 내일 지구가 멸망하면…, 사과나무보다는 콘돔을.’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콘돔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과 모텔예약률도 크게 늘어 한 온라인 호텔예약 사이트의 경우 이달 말까지 예약이 꽉 차는 ‘이례적인’ 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안보 불감증을 개탄하고 있지만, 말 없는 공포가 그림자처럼 우리사회 전체로 퍼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핵 실험 이후 우리 삶이 정말 변한 것일까.

콘돔, 월드컵 때보다 잘 팔린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편의점 훼미리마트 전 지점의 하루 평균 콘돔판매량은 1930개로 2006년 9월 하루 평균 판매량인 1610개보다 19.9 % 늘어났다. 올해 9월까지의 일 평균 판매량 1508개에 비하면 무려 28%나 늘어난 수치다. 이달 9일부터 21일까지 기간을 늘려 조사해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됐다. 이 기간 동안 콘돔 평균 판매량은 1857개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심지어 월드컵 때보다 콘돔이 더 많이 팔리고 있었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 6월 하루 평균 콘돔판매량은 1751개에 불과했다. 계절적 요인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작년 10월에는 하루 평균 1462개가 팔려 2005년 하루 평균 판매량(1357개)보다 7.7% 늘어나는 데 그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편의점 브랜드인 GS25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GS25의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일 평균 콘돔 판매액은 354만원으로 지난 9월보다 14.8%가 늘어났고,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평균에 비해서도 12% 증가했다. 기간을 늘려 9일부터 21일까지 조사해도 올 1월부터 9월 말까지 평균에 비해 8.2% 올라갔다. 2006 월드컵에서 토고, 프랑스, 스위스 전이 열린 3일 동안의 하루 평균 판매액은 318만원어치로 평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부탄가스와 봉지라면 판매량도 콘돔만큼은 아니지만 소폭 증가했다. 올해와 지난해의 10월 9일부터 15일까지 GS25수퍼마켓의 부탄가스와 봉지라면 판매량을 비교해본 결과 올해 각각 9.6%와 7.2% 판매가 늘었다.

호텔과 모텔도 동이 나고 있다. 호텔과 모텔 예약사이트인 호텔VIP의 곽홍수 사장은 “현재 서울 강남의 특급호텔은 예약이 만석이고, 모텔도 거의 빈 자리가 없다”며 “추석 대기수요도 일주일 정도면 끝나는데 이렇게 손님이 몰리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무의식적인 공포가 성욕을 자극”
 
전문가들의 진단은 제각각이다. 한국성교육연구소 성경원 대표는 “9·11테러 이후에도 미국인들의 성관계가 늘었다는 연구가 있었다”며 “워싱턴대 사회학자인 페퍼 슈워츠 교수는 사회불안이 고조될수록 사람들은 더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41년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은 최전선에 배치된 미군들이 공포를 덜 느끼도록 하기 위해 섹시한 여배우의 누드 포스터를 나눠주기도 했다.

범죄심리를 전공한 동국대 이윤호 교수는 “온 사회의 관심이 온통 북핵으로만 쏠리고 있다 보니, 일탈에 대한 욕구가 더 크게 일어나는 것일 수 있다”며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는 연령층이 20~30대가 주류인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콘돔 판매량이 늘었다는 것만으로 북핵사태로 인한 사회현상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일인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를 좌우하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분위기에 의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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