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인력난 심각…정년 연장해 노동공급 늘려야"

[불 붙은 정년연장 논의]③ 한승상 트램스 대표 인터뷰
"구직자 부족, 장기적 성장동력 저해
경험 풍부한 중장년 인력 도움 기대"
  • 등록 2024-11-05 오전 5:01:00

    수정 2024-11-05 오전 5:01:00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년 연장이 전체적인 노동공급을 늘려, 중소·중견 기업의 심각한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승상(40) 일자리연대 청년대표는 중소·중견 기업의 시선에서 정년 연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 대표는 소프트웨어 컨설팅 중소기업 ‘트램스’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현재 중소·중견 기업에서는 구직자 매칭이 정말 쉽지 않다”며 “아무리 대우를 잘해줘도, 대기업·공공기관 등 선호하는 일자리로 쏠림이 워낙 심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주요 통계만 봐도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걸 알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부족인원이 48만3000명으로 인력부족률은 3.0%였다. 반면 통계청의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일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44만2000명에 달했다.

한 대표는 이같은 노동 공급 부족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 동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아무리 좋아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충분히 생산할 인력이 없으면 그만큼 규모를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외식업계를 예로 들었다. 한 대표는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로 코로나19 이후 불황을 겪던 외식업이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주방 인력을 못 구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허다하다. 생산성 자체가 결국 악화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년 연장으로 우선 전체 노동의 공급량을 늘리면 풍선효과처럼 중소·중견기업의 인력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봤다.

특히 업무 경험이 풍부한 중장년 인력이 중소·중견기업의 실무적인 부족함을 채우기에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실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트램스에서 시니어 인력의 자문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던 경험도 있다. 그는 “기술보증기금에서 보증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과 관련해 경험이 많은 시니어 인력으로부터 1개월 간 멘토링을 받았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재무적인 운영에 있어서 문제점들이 많이 개선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중에는 스타트업이 많기 때문에 정년연장에 따른 효과가 별로 없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인사 △재무 △회계 △마케팅 등 기본적인 기업 운영에 있어서 당장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중·장년층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기업의 임금부담을 고려해 탄력 근무 시스템 도입을 언급했다. 현재 대다수 기업에서 연공서열형 임금제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정년 연장을 하게 되면 재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청년이랑 고령층 일자리의 가장 큰 특징이 청년은 풀타임을 원하는 반면 고령층은 탄력적인 근무를 원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근무 형태를 다르게 하면 기업의 임금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서는 시니어 창업 활성화도 제시했다. 그는 “직장생활을 한 중장년 층은 청년에 비해 부존자원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지원을 해줘도 오히려 창업을 성공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며 “정년연장으로 늘어난 노동력을 전부 취업을 하기 보다는 창업시장에 나오게 하면 청년 일자리 경쟁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승상 트랜스 대표(일자리연대 청년대표)(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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