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의대 정원 증원만으로 의료개혁을 완성할 수 없다. 의사 수를 늘린다고 지방 환자들이 서울 병원을 더 이상 안찾을지 생각해보면 답은 나온다. 의료개혁을 통해 수도권과 지방 간 의료 격차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격차해소특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격차해소특별위원장)은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의정 갈등을 빚고 있는 의료개혁을 언급하며 의대 증원이 문제 해결의 본질이 아니라고 이같이 꼬집었다. 그는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린다고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언제, 어디서든, 어떤 질병이든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완결적 의료체계를 구축하려면 원점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방의료의 현 상황을 들며 “지방에서 의료 격차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의료 수준 차이”라며 “간단하다. 지방 환자들이 위급할 경우 지방 병원을 찾게 하면 된다”고 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큰 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의 60% 상당은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후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며 대부분 병원의 진료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지방 환자들의 빅5 병원 쏠림현상은 여전한 것이다. 올 상반기 지방에서 서울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찾은 진료실인원은 167만8067명이었고, 이 중 59.3%인 99만4401명은 빅5 병원에서 진료받았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부산에도 종합병원이 많이 있는데 서울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방 의료 서비스 질을 대폭 끌어올리는 행정 지원이 필요한데 증원에 초점 맞추는 게 아쉽다. 증원이 의사 역량 강화를 담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가 서울 상급종합병원만큼의 의료기기·장비를 지방병원에 확대 보급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의료 파업을 장기화하는 의사들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조 위원장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 만큼 환자 곁을 떠난 의사들에 의료인 자격은 없다”며 “환자를 떠나는 행태는 비윤리적인 모습”이라고 소리쳤다.
이날 국민의힘은 ‘응급실 근무의사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며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의 블랙리스트를 올려 조리돌림하고 악의적으로 진료를 방해하는 불법적 행태가 즉각 중지돼야 하고, 정부도 엄중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