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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전청조 사기 의혹 사건의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으로 피해 규모는 19억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전씨는 가로챈 돈은 모두 남현희 씨에게 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들은 어떻게 피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연인 간 주고받은 금품의 법적 문제들은 어떻게 되는지 등 전청조 사기 의혹 사건의 또 다른 쟁점들을 안미현·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변호사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전청조씨는 남현희씨에게 수억대 자동차와 명품 옷 그리고 대출금까지 갚아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금 갈라선 상태인데요. 연인 간 주고받은 금품들은 헤어지면 돌려줘야 할까요.
△법적으로 교제 중 호의로 사준 선물이나 데이트에 지출한 비용은 상대방에게 ‘증여’ 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헤어졌다 하더라도 이미 연인에게 준 선물이나 데이트 비용으로 써버린 돈은 다시 돌려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 남씨와 전씨의 경우에도 전씨가 남씨와 교제하면서 어떠한 명목 없이 3억원 넘는 차량과 각종 명품을 사주고 대출금을 대신 갚아줬다면, 이는 연인 사이의 증여로 간주됩니다. 따라서 헤어졌다 하더라도 이에 대한 반환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만약 전청조의 선물이 결혼을 약속하고 주고받은 예물 성격이라면 어떻게 되나요.
남씨와 전씨의 경우,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드러나고 전씨가 체포되기까지 했으므로 과연 유효한 약혼 관계였는지부터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설령 남씨와 전씨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약혼 관계였고, 전씨가 남씨에게 준 고가품들과 대출금 변제 명목으로 지급한 돈이 약혼 예물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이었다 할지라도, 두 사람이 혼인하지 못하게 된 원인이 전씨에게 있는 이상, 전씨는 남씨에게 예물 및 금전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남씨와 전씨 사이에서의 결론일 뿐입니다. 남씨가 전씨의 사기 피해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전씨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들을 계속 소유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전청조 씨는 “가로챈 돈은 모두 남씨에게 썼다”고 주장합니다. 남현희 씨가 보유한 고가의 차량과 금품을 범죄수익을 봐 국가에서 몰수할 수 있을까요.
△남씨가 사기 피의자인 전씨로부터 범죄 수익으로 구입한 고가품을 선물 받았다 하더라도 남씨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과 선물을 당연히 몰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범죄수익으로 구입한 물품 또한 몰수 대상이기는 하나 해당 물품이 범인 이외의 제3자에게 귀속된 경우에는 그 제3자가 범죄 후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것만 몰수할 수 있습니다.
즉 남씨가 전씨의 사기 행각을 알았거나 자신이 받은 선물이 사기 수익으로 구입한 물품이라는 점을 안 경우에만 몰수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는 겁니다.
그러나 남씨가 전씨의 사기 행각을 알았다 하더라도 국가는 남씨가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차량과 선물을 몰수할 수 없습니다. 남씨가 보유하고 있는 차량과 각종 고가품은 전씨의 사기 범죄에서 비롯된 범죄피해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범죄피해 재산은 피해자에게 반환돼야 하는 것이기에, 이를 몰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남현희씨의 공범 의혹도 나오고 있는데요. 사기 피해자들이 남씨를 상대로 한 고소, 피해배상 소송도 가능할까요.
△피해자들이 남씨를 고소하거나 남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실제로 남씨가 처벌을 받거나 남씨로부터 피해액을 배상받을 수 있느냐는 엄연히 다른 문제입니다. 형사고소와 피해 회복을 위한 민사소송의 대상은 가해자입니다. 따라서 남씨에 대한 고소와 소송도 남씨가 사기의 공범과 같은 가해자로 판명돼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남씨의 공범 여부를 밝혀달라는 진정서와 고발장이 수사기관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결과 남씨가 피해자였음이 확인된다면 남씨를 상대로 피해회복을 구하는 민사소송 제기는 무의미합니다. 반대로 남씨에게 혐의점이 있다고 판명되는 경우라면, 전씨뿐 아니라 남씨 또한 민사소송 등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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