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대규모 노동자 집회…경찰 엄정 대응 속 충돌 ‘우려’

민주노총 31일 세종대로서 총력투쟁
경찰과 충돌 우려 속…“집회, 오후 5시 마무리”
경찰, ‘캡사이신’ 언급하며 엄정 대응 방침
  • 등록 2023-05-31 오전 7:00:00

    수정 2023-05-31 오전 7:00:00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31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인 가운데 경찰의 대응이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최근 노조 활동을 탄압하는 정부에 맞서 고강도 투쟁 의지를 밝힌 가운데, 정부도 노조의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 방침을 발표하면서 양측 간의 충돌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민주노총 건설노조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며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고 외치고 있다.(사진=이영민 수습기자)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조합원 2만 명이 참여하는 ‘총력투쟁대회’를 개최한다. 본 집회에 앞서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용산 대통령실 인근과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각각 조합원 5000여 명씩 참여하는 대정부 규탄 집회를 연다. 같은 시각 금속노조는 3000여 명을 동원해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나머지 산별노조 2000여 명은 고(故) 양회동씨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인근에서 사전집회를 열 예정이다. 각자 사전 집회가 끝나면 세종대로까지 행진해 본 집회에 합류한다. 민주노총의 요구사항은 △윤석열정권 퇴진 △주 69시간제를 비롯한 노동개악 폐기 △전방위적 노조 탄압 중단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이다.

민주노총은 정부의 ‘노도 탄압’이 도를 넘었다며 고강도 투쟁을 예고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며 “윤석열 정권에 의해 파괴된 민주주의, 파탄 난 민생, 공격당하는 노동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노총은 야간 집회 등을 이어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양경수 위원장은 “내일(31일) 오후 4시에 집회를 한 시간가량 진행하지만, 야간 행진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야간 집회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히며 충돌을 야기하는 것은 누구냐”고 반문했다.

경찰은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을 언급하며 불법 행위 발생 시 강제 해산 등의 단호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캡사이신 분사는 고추에서 추출한 천연성분인 캡사이신 용액을 불법 행위자의 눈 주변으로 뿌려 시야를 막아 집회를 해산시키는 방식으로, 2017년 3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등장하지 않았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열린 상황점검 회의에서 “불법집회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에는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해야 한다”며 “이번 집회대응을 위해 전국에서 임시편성부대를 포함해 전국에서 120여 개 경찰부대를 배치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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