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회사원 정 씨(36)는 최근 테니스 재미에 푹 빠졌다. 지난 주말 친구들과 연습경기를 하다 넘어지면서 손목을 잘못 짚었는데 손목이 약간 부어 오르면서 통증이 생겼다. 파스를 붙이고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졌다. 특히 손목의 새끼손가락 부근에 통증이 심했고 바닥에 앉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바닥을 짚고 일어나려다 심한 통증에 깜짝 놀랄 정도였다. 수부 클리닉이 있는 병원을 찾은 그는 TFCC라고 불리는 삼각섬유연골이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 김동민 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
삼각섬유연골복합체(이하 TFCC)는 이름이 길고 생소해서 처음 듣는 사람도 있겠지만 손목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상당수가 TFCC 파열 진단을 받을 정도로 많은 편이다. 손목 관절에는 요골과 척골이라는 두 개의 뼈가 있는데, 이 두 개의 뼈를 연결시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구조물을 TFCC(삼각섬유연골복합체)라고 부른다. 해당 구조물은 손목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도와주고, 손목관절의 충격을 완화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TFCC가 파열되면 손목이 불안정하고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유발한다.
TFCC 파열의 원인은 두 가지로, 첫 번째는 오랜 시간 손목을 과도하게 사용하면서 퇴행성으로 파열된 경우로 젊은 사람에게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넘어지면서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거나 운동 중 손목이 꺾이는 등 외상성으로 파열되는 경우로 사례자 정 씨가 이에 해당한다. TFCC 파열이 발생하기 쉬운 운동으로는 웨이트 트레이닝, 스키, 골프, 테니스, 야구 등이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파열 시, 손목을 움직일 때 들어가는 힘을 분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목을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손목의 새끼손가락 부근에 통증이 유발되고 손목 움직임에 제한이 생길 수 있으며, 손목이 시큰거리고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손목을 앞뒤로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해지며, 손목을 움직일 때 ‘딸깍’ 소리가 나기도 한다.
증상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경우라면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보호대 고정 및 운동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방법을 우선 시행한다. 손목에 휴식을 취하고 손목을 비트는 자세나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보존적 치료 이후 4주째 통증이 호전되면 손목 사용시간을 늘리면서 경과를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6주 정도의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에 호전이 없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되는데, 최근 수술 장비와 기술의 발달로 대부분의 TFCC 파열은 내시경으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TFCC를 봉합하면 회복이 빠르고, 절개 부위가 거의 없어 흉터가 남지 않으며,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TFCC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중 손목에 통증이 있다면 무리하지 말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손목을 자주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라면 틈틈이 휴식을 취하며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고, 운동을 하거나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