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래의 인더스트리]스스로 빛나는 OLED

  • 등록 2021-07-10 오전 8:00:51

    수정 2021-07-10 오전 8:00:51

LG전자 롤러블TV ‘LG 시그니처 올레드 R’ (제공=LG전자)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이번 시간엔 한동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린, 그리고 이제는 대세 디스플레이가 된 OLED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OLED는 우리말로 ‘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 합니다. 이를 풀어서 말씀드리면 유기물을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다이오드라는 뜻입니다. ‘스스로 빛을 낸다’는 의미. 잘 와닿지 않을텐데요. 이는 또 다른 디스플레이인 LCD(액정표시장치)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OLED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디스플레이 변천사를 알아야 합니다. 디스플레이는 사실상 TV 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와 TV의 출발은 ‘브라운관’입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일본 등으로부터 브라운관 TV를 수입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금성사, 현재 LG전자가 1966년 당시 48㎝(19인치) 브라운관 TV를 생산하면서 처음 국산화했습니다. 당시 브라운관 TV는 흑백이었는데요. 컬러 브라운관 TV는 금성사보다 삼성전자가 1976년에 앞서 출시했습니다. 금성사 역시 이듬해 컬러 브라운관 TV를 출시하면서 국내에서 컬러 TV 시대가 활짝 열렸습니다. 이후 컬러 브라운관 TV는 1990년대 말까지 이어졌죠.

브라운관과 LCD 잇는 대세 디스플레이

다만 브라운관 TV는 화질이 좋지만, 부피가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갔습니다. 특히 우리가 영상을 보는 앞부분이 볼록하게 튀어나왔는데요. 이런 이유로 브라운관 TV를 ‘배불뚝이 TV’라고도 불렀습니다. 이러한 브라운관이 사라진 것은 2000년대 초 FPD(평판디스플레이)가 나오면서부터입니다. FPD는 말 그대로 무겁고 볼록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가볍고 평평한 디스플레이입니다. 브라운관과 비교해 크기 역시 크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결국 브라운관은 FPD에 밀려 2015년에 전 세계적으로 완전히 단종됐죠.

이렇듯 가볍고 평평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브라운관을 밀어낸 FPD는 크게 LCD, 그리고 PDP(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로 나뉘어 오랜 기간 경쟁했습니다. PDP는 삼성SDI(006400)와 일본 파나소닉 등이 강세를 보였구요.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비오이(BOE) 등 국내외 유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를 선택하면서 PDP가 표준 경쟁에서 밀리게 됐죠. 그 결과 현재 PDP는 밀려나고 LCD가 주력 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LCD가 나온 이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또 한가지 변화가 있었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시장이 열렸다는 점인데요. LCD는 가볍고 평평하다는 강점을 앞세워 TV뿐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에 디스플레이로 활발히 채택됐습니다.

다만 LCD는 이상적인 디스플레이가 되기엔 두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LCD가 빛을 내려면 패널 뒤 모듈 부분에 BLU(백라이트유닛)라고 불리는 광원장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광원장치로 인해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죠. 이러한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광원을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로 바꾸고. 뒷부분이 아닌 모서리 부분에 장착하는 등 노력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또 한 가지는 휘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광원장치가 별도로 붙기 때문도 있지만, 더 큰 이유가 LCD 기판을 유리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LCD가 과거 브라운관과 비교해 편리하다는 이유로 20년 가까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해왔지만, 늘 이러한 단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죠. 이런 상황에서 OLED가 등장합니다.

OLED, 휘어지는 강점 앞세워 ‘승승장구’

OLED는 LCD 단점을 개선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OLED는 유기물을 입히는 방식으로 자체적으로 빛을 낼 수 있습니다. 별도로 광원장치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죠. 이로 인해 LCD보다 더 얇고 가볍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유리와 함께 플라스틱을 기판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기판일 경우 휘어질 수 있는, 이른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가능한 것이죠. 이러한 강점을 앞세워 OLED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OLED 시장은 전년보다 28% 증가한 380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특히 최근 대세로 떠오르는 폴더블폰은 접어야 하는 특성상 디스플레이로 반드시 OLED를 채용해야 합니다.

다행히 OLED 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OLED 시장(중소형 기준)에서 점유율 80.2%로 1위 자리를 이어갔습니다. 이어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가 각각 8.8%와 5.8%의 점유율을 보였습니다. 한국 업체들이 전 세계 OLED 시장에서 나란히 1위와 2위에 올라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충남 아산과 경기 파주에서 OLED 제품을 활발히 생산하고 있습니다.

다만 OLED도 단점이 있습니다. OLED 유기물이 수분과 산소에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OLED에 유기물을 입힌 뒤 수분과 산소 등이 닿지 않게 하기 위해 별도로 봉지를 증착하는 ‘인캡슐레이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도 완전히 수분과 산소를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이로 인해 OLED는 LCD에 비해 수명이 짧구요.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TV보다 생애주기(라이프사이클)가 짧은 모바일 위주로 채용이 활발한 상황입니다. TV는 여전히 LCD가 주류를 이루고 있죠.

하지만 OLED 역시 수명을 늘리는 기술이 계속 진화하고 있구요. 이런 이유로 OLED TV 시장 역시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입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OLED TV 출하량이 830만대로 전년 450만대보다 무려 86%나 늘어날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도 TV 시장에서 LCD를 밀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데요. 이를 위해 LG전자(066570)의 경우 OLED의 휘어지는 특성을 활용해 평소에는 둘둘 말아놓고 필요할 때 펼칠 수 있는 ‘롤러블TV’를 출시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는 수명 등에 있어 대형화에 유리한 QD(퀀텀닷) OLED TV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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