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난폭해지는 ‘주폭’, 뇌 손상 증상일 수도?

예방 위해선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치료를 받도록 해야
  • 등록 2021-06-30 오전 6:41:22

    수정 2021-06-30 오전 6:41:22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술의 힘을 빌려 상습적으로 피해를 주는 이른바 ‘주폭’은 우리 삶의 다양한 곳에서 크고 작은 범죄의 형태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충청북도 경찰청이 올해 2월, 15일간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생활 주변 폭력사범 중 약 64.7%인 224명이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찰청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살인, 강도, 폭행, 강간 등 강력 범죄로 검거된 자 중 주취 상태였던 이들의 비율이 30%에 달했다.

알코올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우보라 원장은 “술을 마시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은 뇌 손상의 증상으로 볼 수 있다. 뇌의 앞부분에 있는 전두엽은 감정과 충돌을 조절하는 기관인데 알코올에 쉽게 손상된다. 알코올로 인해 전두엽이 손상되어 평소보다 공격적인 말과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0년 경찰청이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폭력 범죄에 대해 100일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전체 검거자 중 86.7%였고, 그중 전과자가 72.9%였으며 11범 이상 전과자는 22.3%나 되는 것으로 발표됐다.

우보라 원장은 “주폭 범죄는 재범률이 높은 편인데, 음주 후 폭력적인 행동을 습관처럼 한다는 것을 통해서도 이미 뇌 손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습 주폭의 문제가 끊이지 않으며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다 보니 지난 4월에는 ‘주취자 범죄의 예방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 (일명 ‘주폭 방지법’)을 발의 했다. 이 법안에는 주폭 행위자에 대해 형법 10조 심신장애 감경 규정 적용을 배제하도록 하고, 주취자 범죄의 처벌 강화, 주취자 치료 명령 등을 포함하고 있다.

우보라 원장은 “단기간의 집중 단속과 처벌 강화만으로는 주폭 범죄를 예방하는 것은 어렵다. 반복적으로 술에 취해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에는 처벌뿐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해 꼭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또한, 범죄를 일으키지 않았더라도 술에 취해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반드시 음주 습관을 점검하고 치료를 통해 자신은 물론 타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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