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정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대금결제업자나 종합지급결제사업자로 하여금 일정한 경우 ‘후불결제업무’도 영위할 수 있도록 겸영 업무를 확장한 것이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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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이용하는 카카오페이머니, 토스머니 등은 법률 용어로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해당한다.간단히 말해서 이용자가 발행업체에 미리 현금을 지급(선불)하고,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인 지급수단을 발행 받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머니 잔액충전이란, 법률용어로 표현하면 주식회사 카카오페이가 발행한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구입행위이다. 이처럼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핵심 요소는 이용자가 먼저 현금을 지급하는 요소. 즉, ‘선불’에 있다.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제한이 따른다. 이용자 본인이 후불결제를 신청해야 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연령 이상의 이용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개인결제한도도 적용된다. 개정안은 결제 한도 산정시 신용정보법에 따른 개인신용정보를 적극 활용 하도록 하고 있다.
이용자로서는 마치 신용카드와 유사하게 페이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카드깡’과 유사하게 가맹점에서 허위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수수료를 제외한 현금을 융통받는 ‘페이깡’이 발생할 우려는 없을까?
그런데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모든 핀테크사가 신용 공여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되면 속칭 페이깡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대 개인이 아니라 가맹점 단위의 페이깡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전자지급수단의 한도는 실명 확인된 경우 200만원이다. 금융위원회는 작년부터 이를 500만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이렇게 되면 페이깡 한도 금액도 덩달아 늘어나게 될 것이다.
11월 발의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후불결제사업을 허용하면서도 이와 같은 페이깡을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마련하지 않았다. 법적 처벌 근거가 없는 경우 페이깡을 통한 불법 현금유통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논의 과정에서 반드시 페이깡 처벌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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