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이야기]'케이닉스' 선발마 닉스고, 美브리더스컵 우승

2018년 준우승 이어 두번째 입상, 압도적 기량 선봬
韓유전자 기술 성장가도, 종마 가치 급상승 기대
  • 등록 2020-11-14 오전 8:00:00

    수정 2020-11-14 오전 8:00:00

2018년 미국 브리더스컵 출전해 준우승 거둔 닉스고. 한국마사회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한국마사회 소속 ‘닉스고(Knicks Go)’가 바다 건너 미국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지난 7일(한국시간 8일) 미국 켄터키주 킨랜드 경마장에서 열린 ‘브리더스컵 더트 마일(GⅠ, 1600m, 3세 이상, 총 상금 100만 달러 한화 기준 11억2150만원)’ 경주에 출전한 ‘닉스고’가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주기록은 1분 33초 85. 킨랜드 경마장 1600m 신기록이다.

브리더스컵은 세계 최고의 경마 시행국 중 하나인 미국에서 열리는 경마 올림픽이자 축제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관중 입장을 통제한 상황에서 개최됐다. 현지 경마팬들은 직접 현장을 찾을 순 없지만 NBC 스포츠(Sports) 채널을 통해 생중계되고 온라인 베팅을 통해 세계 최고의 경마축제를 즐겼다.

이번 우승으로 닉스고는 2018년 브리더스컵 쥬버나일 경주 준우승에 이은 두 번째 브리더스컵 입상이자, 브리더스컵 최초 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또한 국내 대표 경주마인 ‘블루치퍼’가 작년 같은 경주에서 3위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닉스고의 우승까지 더해진 것이다. 선진 경마로 도약하고 있는 한국경마의 높아진 위상을 톡톡히 알렸다는 평가다.

국내 유전자 기술을 활용한 ‘케이닉스(K-Nicks)’ 사업으로 선발된 닉스고는 이번 경주에서 12마리의 말 중 5번 게이트에서 출발해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초반 ‘컴플렉시티’의 매서운 추격이 있었음에도 내내 선두를 유지하던 닉스고는 4코너 부분을 지나면서는 스퍼트를 올려 2, 3위권과 3.5마신이라는 대차(大差)를 기록하며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2020년 브리더스컵 더트마일 우승의 닉스고 경주장면. 출처 브리더스컵 트위터
올해 닉스고는 2월 우승 이후 부상이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지난 10월 Allowance(1700m, 더트, 총상금 7만5000달러) 경주에서 우승과 동시에 킨랜드 경마장 1700m 신기록을 수립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브래드 콕스 조교사는 “한 달전 킨랜드에서 달렸을 때도 목표로 생각하지 않았던 성과”라며 “닉스고가 몸을 만들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지만 잘만 하면 여기서도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브리더스컵 주최 측에서 경주를 허가한 것에 매우 감사했고 그들의 결정은 옳았다, 닉스고는 아주 좋은 말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닉스고와 함께 경주에 참가한 로사리오 기수도 “닉스고가 얼마나 빨리가고 있는지 몰랐을 정도로 매우 빠른 기록이다, 아주 좋은 경기였다”며 우승을 자축했다. 외신들도 닉스고의 우승에 감탄하며 연일 기사를 쏟아냈다. 미국 유력 경마지인 ‘블러드홀스(Blood Horse)’는 2년 전 브리더스컵 첫 출전을 언급하며 한국마사회 종마 사업의 우수성과 가능성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세계 최대 상금규모로 유명한 사우디컵에서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다음 사우디컵에서 닉스고의 모습을 보고싶다”고 러브콜을 보내왔다.

한편 닉스고는 지난 2017년 케이닉스 기술로 선정돼 8만7000달러(약 1억원)에 구매한 경주마다. 지금까지 수득 상금만 134만 달러(약 16억원)을 기록하며 뛰어난 경주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재작년 현지에서 닉스고의 쾌거를 지켜보며 우리 유전자 기술이 드디어 성장가도에 올라섰다고 생각했다”면서 “씨수말의 가치는 우리나라 말산업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힘이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도 닉스고가 그려갈 미래를 국민들과 함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닉스고는 브리더스컵에서의 2018년 준우승과 이번 우승을 계기로 내년 1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열리는 페가수스 월드컵 출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현지 씨수말로서 데뷔를 앞둔 닉스고가 종마의 가치도 수직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브리더스컵 더트마일 우승의 닉스고 우승 축하자료. 출처 브리더스컵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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