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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아직 바닥은 오지 않았습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전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는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연구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하반기 (1930년대 겪었던) 대공황 수준의 불황이 올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25년간 여의도 금융가에서 몸담으며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인사다. 특히 코로나19 조짐이 없었던 지난해 저서를 통해 올해 경제위기를 예고해 화제가 됐다.
최악이 오지 않은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김 교수는 “한국이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초입에 있다는 점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할 때”라며 “그 타개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수요 측면의 물가 수준인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째 0%대다. 정책 목표치(2.0%)를 밑돈다. 그는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위기에 대해서는 “신용 경색이 심각한 기업들은 일단 살려야 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빚에 의존하고 생산성은 낮은) 일부 기업들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동안 중국을 통해 제조업(중간재 수출)으로 돈을 벌었다면, 이제는 금융업이 나설 때라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중국 금융자산을 담는데 소극적인 국내 연기금이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