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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용카드사들이 연매출 50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 가맹점에 다음달부터 카드 수수료율을 최대 0.3%포인트 인상하겠다고 통보한 가운데 일부 가맹점에서 카드사들의 담합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카드사들은 1월말부터 설 연휴를 전후해 통신사,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 일부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율 인상 방침을 통보했다. 연 매출 500억원이 넘는 대형 가맹점은 2만3000곳에 달한다.
카드사들은 이들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현행 1.8~2%에서 2.1~2.3%까지 인상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률은 통신사가 0.3%포인트 수준으로 가장 높고 대형 가맹점 중 비교적 협상력이 약한 결제대행업체(PG) 등이 최고 수수료율을 통보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통신사의 경우 그간 1.8%로 상대적으로 다른 가맹점에 비해 낮았지만 이번에 2.1%로 통보받으면서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법령으로 강제 적용되는 대상이 아니다. 수수료 원가(적격비용)에 각 카드사가 마진을 붙여 개별적으로 정하는 방식이다.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인상할 경우 적용 한 달 전에 가맹점에 통보하고 가맹점은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최종 결론을 내기까지 6개월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이미 일부 가맹점은 수수료 인상 통보를 받은 직후 ‘불가하다’는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율 부담까지 증가하면 결국 소비자에게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추가 적립 등의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대형 가맹점들이 카드사들의 수수료 담합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카드 업계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담합 논란이 제기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이번 수수료 인상이 담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 확대 등)이 1월 말부터 적용됐고 나머지 적격비용 산정을 통해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가맹점에 비슷한 시기에 수수료 인상 통보가 이뤄진 것”이라며 “통보 시기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담합 논란이 불거지는 것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카드사들이 적격비용 산정을 토대로 각각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며 “카드사, 가맹점별로 각각 수수료율이 정해졌다는 점에서 담합 의혹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영세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만큼 카드사들이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형 가맹점 수수료를 올리려는 동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합의해서 일정 수준 이상 수수료를 인상했으면 담합에서 자유로울 수 없겠지만 현재 상황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