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 '램시마SC'로 바이오 '게임체인저' 도약

수익성 높은 직판 시스템으로 기존 램시마와 시너지 모색
오리지널 레미케이드 넘어 휴미라·엔브렐 등과도 경쟁 예고
36조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서 점유율 확대 기대
  • 등록 2018-12-06 오전 7:23:12

    수정 2018-12-06 오후 2:58:17

바이오시밀러 램시마(사진=셀트리온헬스케어)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연간 1조원 어치가 넘게 팔리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에 이어 편의성을 높인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로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공략에 나선다. 램시마SC는 기존에 정맥에 주사하던 정맥주사(IV) 제형 램시마를 피하주사(SC) 형태로 만든 것이다. 기존 램시마는 환자가 병원을 찾아 2시간 이상 정맥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SC제형은 환자가 집에서 의약품을 보관하다가 사용 주기에 맞춰 투여하면 된다. 미국 존슨앤존슨도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의 SC제형은 출시하지 않아 시장에서 차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램시마 글로벌 성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 램시마와 램시마SC 간 시너지 마케팅을 추진하고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 11월 29일 유럽 의약품청(EMA) 허가 절차에 들어간 램시마SC는 통상 1년 정도 걸리는 심사 절차를 거쳐 내년 하반기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각 국가에 설립한 현지 법인을 바탕으로 국가별 입찰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램시마SC를 직접판매(직판)하기로 했다. 유통 구조를 개선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2015년 하반기 유럽에서 램시마를 출시해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를 따돌리고 시장 점유율 54%를 넘긴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도 묻어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달 현재 유럽에서 영국 등 12개 국가에 법인·지점을 설립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독일 등 4개국에 법인·지점 등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유럽 외 아시아 등에서도 램시마SC 직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휴미라·엔브렐 시장도 ‘램시마SC’로 공략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7조원 어치가 팔린 램시마의 오리지널 제품 레미케이드 뿐만 아니라 지난해 20조원 어치가 팔린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와 지난해 9조원 매출을 기록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등 36조원 규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TNF-알파 억제제)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미 SC제형이 있는 휴미라와 엔브렐은 미국 특허만료 기간이 각각 2023년, 2028년으로 그 전에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이들 바이오시밀러 출시 전에 미국 시장에 진입하면 휴미라·엔브렐 투여 환자도 램시마SC의 잠재적 수요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SC제형 자가면역질환치료제와 미국서 경쟁할 수 있는 제품은 램시마SC가 유일한 것이다.

특히 크론병 등 염증성장질환(IBD)에서는 램시마의 주성분인 인플릭시맙이 강세를 보인다. 최근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에서 나온 임상 결과에 따르면 IBD 환자군에서 휴미라보다 램시마의 높은 효능이 확인된 것. 또 엔브렐의 경우는 IBD에 대한 적응증이 아예 없어 IBD 환자들은 SC제형을 원할 경우 휴미라가 유일한 선택지였지만 램시마SC가 허가 후 시판하면 새로운 대안이 된다.

램시마와 램시마SC 임상에 참여한 유대현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램시마SC는 램시마의 대상물질인 인플릭시맙 치료효과에 만족하면서도 피하주사 제형 처방을 원하거나 필요한 환자, SC제형인 ‘휴미라’, ‘엔브렐’ 투여 환자 중 효과 부족 또는 부작용이 있는 환자도 수요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 갖춰 재정절감 ‘두마리 토끼’ 가능해

기존 바이오의약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통해 각 국가별 건강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각국 정부에서 바이오시밀러 처방 촉진 정책을 펼치는 이유다.

최근 영국에서 고가의 의약품 대신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시밀러 등 대체 의약품 전환을 통해 연간 약 4700억원을 절감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절감한 재정을 더 많은 환자의 의료 복지 증진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재정절감 효과를 확인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류머티즘 관절염에 쓰는 바이오의약품 처방 기준을 현행보다 낮춰 보다 많은 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류머티즘 관절염으로 판단하는 지표인 ‘관절질환 활동점수’(DAS28) 기준을 낮춰 더욱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준을 현재 DAS28 5.1에서 3.2로 변경하면 처방 가능한 환자 수는 8만8000명에서 25만6000명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한다. 영국의 경우 유럽에서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영국의 가이드라인이 변하면 유럽 전역에서 처방 환자군이 확대될 수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램시마SC의 직접 판매와 함께 기존 정맥주사 제형과 SC 투여 환자에 특화한 맞춤형 환자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36조원 규모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 CI(자료=셀트리온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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