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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그는 전남·광주를 선택했다. 방문 기간만 4박5일에 이를 정도다.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선 정치적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부터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전날 호남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와 노골적으로 각을 세우기도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선 당시 논란이 불거졌던 ‘호남 홀대론’을 다시 꺼내들며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안 대표는 지난 27일 당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싸우겠다”고 밝히며 ‘강한 야당’을 예고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하루가 멀다하고 정부여당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메시지가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제1여당과 제1야당을 모두 비판하는 모습에서는 식상함을 넘어서 피로감마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보수정당인 한국당은 안보위기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보이콧 외치고 집권여당이라는 민주당은 이와중에 한국당과 싸움에 매달리고. 한심함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안으로는 다소 원론적인 ‘단호한 대북제재’를 주문했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전술핵’을 주장하는 의견과 ‘대화’를 주장하는 의견이 혼재되어 있다.
중국고대성인 맹자는 ‘집중무권(執中無權) 유집일야(猶執一也)’라고 했다. 중간을 취하는 것이 정도에 가깝다고 하지만, 중간을 잡고 저울질함이 없으면 그것은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맹목적으로 중도를 쫓을 필요는 없다. 자칫 대안없는 양비론자와 소신없는 기회주의자로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