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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를 맞아 지난달 29일 찾아간 충북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 첫인상은 ‘없는 거 빼고 다 있다’가 무슨 뜻인지를 실감케 했다. 육거리 시장은 충북권의 모든 산물이 한곳에 모이는 대표적인 종합시장이다. 불과 3미터 반경에 해산물·육류·채소 가게 등이 몰려 있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또 다른 골목에는 의류, 잡화점 등이 일렬로 들어서 있다. 50년동안 2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가게부터 막 자리잡은 젊은 부부의 강정집까지 담고 있는 이야기도 천차만별이다.
충북권 최대 전통시장인 육거리 시장의 기원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한말 현재 위치(청주시 상당구)가 교통 중심지로 발전하며 하나둘씩 상점들이 모여들었다.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인 시장으로 모습을 갖췄다. 육(六)거리의 어원은 과거 시장 입구를 중심으로 여섯개의 도로가 나 있다는 데에서 나왔다. 현재 육거리 시장은 점포 1200여개, 일일 유동인구 3만명, 일평균 매출규모가 3억원에 달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전통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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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수많은 전통시장이 심각한 쇠퇴를 겪고 있지만 육거리 시장은 다르다. 이곳 역시 근처에 대형마트가 들어섰다. 최경호 육거리종합시장상인연합회 회장은 “공산품에서는 대형마트를 따라가기 어렵지만 1차 식품은 가격과 신선도 등 모든 면에서 앞서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주차타워(70면 규모), 아케이드 신설 등 자구책을 실현해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연경환 글로벌명품시장육성사업단 전문위원은 “외국인 관광객을 모으기 위해 청주공항에 따로 직원을 배치해 ‘기념품 교환권’을 나눠주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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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거리 시장은 한가지 특화 메뉴로 시장을 도배하다시피한 여타 전통시장에 비해 맛 선택폭이 넓다. 40년동안 2대째 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신미화(48)씨는 “기름부터 원초까지 저희가 직접 만드는 게 저희 가게의 비결”이라며 “직접 생김을 산지 공장에서 주문 제작해 가져온다”고 자랑했다. 이곳의 또 다른 별미로는 꼬마족발이 있다. 이미 각종 맛집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이 족발 가게는 시장 초입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외 곱창전골, 보리밥 등도 추천 음식이다.
육거리 시장의 먹거리는 가격도 ‘착하다’. 51년 된 설렁탕 집의 한 그릇 가격은 단돈 7000원. 서울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가격이다. 모든 식재료는 직접 만든다. 역시 2대 동안 설렁탕 집을 운영 중인 박재연(52)씨는 “4년째 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건물이 저희 거라 파격적 가격이지만 밑지는 장사는 아니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번 축제에서 최 회장은 “‘카드 받기’, ‘친절하기’, ‘환불·교환 철저히 하기’ 등 3대 혁신 서비스를 상인회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 중”이라며 “전통시장을 많이 사랑해주고 잊지 말고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